어르신 어쩌나 … ATM 10년새 34% 급감
기기 유지비 대당 1000만원
2018년 이후 영업점 651곳 줄어
핀테크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접근성 악화로 금융소외 우려
우리나라 4대 은행(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이 전국에 보유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가 최근 10년 새 34%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뱅킹 등이 확산되고 핀테크 발전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이 생기면서 현금 사용 필요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은행 영업점과 ATM이 동시에 급감하면서 고령층의 금융 소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령층 중 상당수가 핀테크나 온라인 뱅킹에 익숙하지 않고, 현금 사용을 보다 편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17일 매일경제신문이 4대 은행에서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보유한 ATM(CD기 포함)은 2013년 2만4502대에서 올해 9월 기준 1만6287대로 34%가량 줄었다. 10년 새 4대 은행이 보유한 ATM 3대 중 1대가 사라진 꼴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ATM을 이용하는 사람이 줄고 있고, 은행 입장에선 기기를 유지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ATM 수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ATM 유지 비용이 대당 1000만원이 넘는 반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ATM 수수료 면제를 확대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ATM 감소는 현금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사회 현상을 반영한다. 각종 택시·고속버스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페이, △△페이 등 속속들이 생긴 온라인 간편결제 시스템이 우리 삶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현금을 사용할 일이 점차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금 이용 비중(사용 금액 기준)은 2013년 34.8%에서 2021년 14.6%로 반 토막 났다. 반면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은 집계를 시작한 2020년 60.8%에서 올해 상반기 67.2%까지 확대됐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하 연령대에서 모바일금융 서비스 이용 경험 비율이 80%대 중후반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시중은행의 ATM 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온라인 뱅킹이나 각종 핀테크 기술에 익숙지 않고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고령층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방의 경우 일부 가게 등에서 여전히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일이 있는데, 고령층은 현금을 인출할 ATM 위치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ATM에 더해 시중은행의 지역 영업점까지 줄어들어 온라인 뱅킹 활용에 미숙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올해 7월까지 시중은행 5곳(국민·NH농협·우리·신한·하나은행)은 총 651개 지점을 폐쇄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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