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격화되자 '투자 피난'… 파킹형 ETF에 뭉칫돈
부진한 증시에 대기자금 몰려
단기채권·CD 금리 추종 상품
하루 맡겨도 이자, 복리로 굴려
ETF 투자액 유입 상위 5개중
3개가 파킹형일 정도로 인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미국발 고금리 장기화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소위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인 단기 채권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추종하는 ETF가 단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안정적인 만큼 투자 대기자금을 맡기는 데 적합하기 때문이다.
17일 ETF 체크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된 최근 일주일 동안 ETF 시장에서 자금 유입 순위 1~5위 중 3개가 파킹형 ETF로 나타났다.
금리형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 2949억원이 유입된 상품은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다. 이 상품은 CD 91일물 하루 치 금리를 매일 이자수익으로 받을 수 있다. CD는 은행이 정기예금증서에 양도성을 부여한 금융상품으로 30일~1년 만기로 발행된다. CD 91일물 고시금리는 평균적인 연 수익률을 나타내는 척도다.
이 상품은 특히 파킹형 ETF 중에 가장 낮은 총보수인 연 0.02%를 적용하면서도 1개월 연 3.78%, 3개월 연 3.74% 등 CD 91일물 수준에 준하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는 지난 12일 순자산 3조500억원을 달성하며 지난 6월 7일 상장한 후 84영업일 만에 3조원을 돌파해 국내 최단기간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에 이어 3위를 차지한 '히어로즈 CD금리액티브(합성)'에도 2028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 또한 하루만 맡겨도 CD 91일물의 하루 치 이자가 제공되는 ETF다. 매일 이자가 확정돼 원금에 가산되므로 이자가 일복리로 쌓이는 효과가 있다.
유아란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최근 CD 91일물 금리가 연 3.8% 수준까지 오르는 등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투자 대기자금을 파킹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KODEX CD금리액티브 등 금리형 ETF가 안정성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 자금 유입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단기형 채권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면서 낮은 변동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TIGER 단기채권액티브'에도 일주일간 786억원이 유입됐다. 이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자금운용 대체상품이다.
파킹형 ETF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는 건 증권 계좌에서 자금을 이동시키지 않고 간편하게 ETF를 활용해 투자 대기자금을 운용할 수 있으면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CD 금리가 치솟고 있는 점도 투자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16일 기준 CD 91일물 수익률은 3.82%다. 지난 5월 3.53%대에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테마형 ETF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한 주 동안 자금 유입 상위 10개 ETF 가운데 테마형 ETF는 1종도 없었다. 파킹형 ETF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절반씩을 차지했다. 증시가 부진하면서 보수적인 투자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지난 한 달간 6% 이상 하락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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