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내분 사태 14년만에 마침표

김경렬 2023. 10. 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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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사태'가 14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3억원을 정계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두고 2008년부터 신한지주 경영진 간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신한 사태는 2008년 초 신한지주가 정치권 인사에게 3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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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정치권 전달놓고 법정공방
신상훈, 신한은행과 극적 화해
경영진간 소송도 정리 가능성
지난 2011년 2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신한금융 사옥에서 열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이사회에 관계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백순 전 행장,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연합뉴스>

'신한 사태'가 14년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3억원을 정계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두고 2008년부터 신한지주 경영진 간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횡령으로 자리에서 내려온 신상훈 전 사장은 신한은행에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이날 조정기일을 통해 극적으로 화해했다. 손해배상에 대한 협의가 있었던 만큼 경영진 간 소송도 가닥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에서 신 전 사장이 신한은행과 화해했다. 신 전 사장은 "라응찬 전 회장 때문에 회사에서 억울하게 물러났다"며 신한은행에 수 십 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날 조정 자리에서 "서로의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양측 합의가 도출된 셈이다.

이를 계기로 10년 넘게 계속된 경영진 간 법정 공방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 사태는 2008년 초 신한지주가 정치권 인사에게 3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누가 그 돈을 가져갔는지는 아직까지도 미스터리다. 책임 소재를 추적하기 위해 신한지주의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은 법정에서 다퉈왔다.

먼저 고소한 것은 라 전 회장이다. 라 전 회장은 2009년 9월 "신 전 사장이 회삿돈을 횡령했다"며 고소했다. 신한은행을 창립한 이희건 전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에 손을 댔다는 주장이다.

신 전 사장은 "2008년 1월 하순 라 전 회장 지시로 현금 3억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신 전 사장에 따르면 당장 비서실에 현금이 없어 재일교포 주주 2명과 자신 명의 계좌에서 돈을 인출했다. 이후 명예회장 자문료 명목 법인자금으로 이를 보전했다.

3억원은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통해 남산자유센터 정문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됐다. 정치권 실세가 대선 직후 당선 축하금으로 거액을 받아 간 것이라는 의혹만 무성했고 실제 규명되지는 않았다.

인출과 보전 기록이 남은 신 전 사장은 업무상 횡령으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신 전 사장은 횡령 사실을 부인했다.지난해 4월에는 라 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신 전 사장이 라 전 회장에 구상권을 청구한 액수는 2억6100만원. 이번 판결이 있기 전 법원에서 신 전 사장이 횡령했다는 금액이다. 본인은 횡령사실이 없으니 라 전 회장이 대신 갚아야한다는 구상권 청구 소송이다.

다만 1심 재판정은 신 전 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라 전 회장이 3억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이를 제3자에게 전달하도록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그가 신 전 사장의 횡령 행위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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