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배회 대안…‘가짜 버스정류장’ 사업 첫 시행
[앵커]
치매 환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 바로 목적 없는 배회 행동인데요.
이런 치매 환자를 위한 이른바 '가짜 버스 정류장' 시범 사업이 국내에서 처음 시작됐습니다.
보도에 정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노인전문병원 치매 병동에 버스 정류장이 들어섰습니다.
정류장 이름과 노선도는 지금은 쓰이지 않는 수십 년 전 것입니다.
치매 환자들을 위한 이른바 '가짜 버스 정류장'입니다.
치매 환자의 40%가량이 목적이 불분명한 배회 증상을 보이는 데서 착안했습니다.
이 같은 가짜 버스정류장은 배회 증상이 나타난 치매 환자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불안과 초조·망상 속에 병동을 배회하는 치매 환자를 가짜 정류장으로 유도해 신체적·심리적 휴식처를 제공하는 겁니다.
의료진들은 가짜 정류장에서 안정감을 되찾은 치매 환자들에게 향정신성 약물 처방 대신 심리 상태 분석 등의 진료를 진행합니다.
[우성용/충주노인전문병원 부원장 : "환자들을 배회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자꾸 약만 쓰게 되거든요. 그것 때문에 (환자의) 신체 기능도 떨어지고, 오히려 삶의 질이 많이 떨어져서..."]
치매 환자를 위한 가짜 버스 정류장은 이미 독일과 영국·미국 등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관련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이번이 처음으로, 지역 정책 연구 단체와 병원·대학 등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효용성 검증에 나설 계획입니다.
[박완규/충주 탄금대포럼(정책연구단체) 정책위원장 : "사물인터넷 기반을 통해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합니다. 생체 데이터를 통해서 초조함이라든지 불안감 (감소), 이런 부분들이 얼마나 수치화되는지..."]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해 요양원과 고령화 마을 인근 야외에도 가짜 버스 정류장 설치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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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규 기자 (jin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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