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도울 지원센터 ‘0곳’... 기댈곳 없는 인천 노숙인 [현장, 그곳&]
일자리 제공 자활센터 1곳도 정원 32명 그쳐
주거·고용 등 종합지원 절실… 市 “검토 중”
“술에 취해 광장을 맴돌다 삶을 끝내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삶을 살고 싶습니다.”
지난 16일 오후 11시께 부평구 부평동의 부평역 광장. 공원 한쪽 매트릭스에 누워있는 김모씨(43)는 두꺼운 옷에 이불을 덮고 추위를 견디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2개월째 지내고 있다”며 “일자리, 잠자리가 필요한데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 놨다.
이에 앞선 오후 5시께 인천 중구 인현동 동인천역 광장 한 켠도 상황은 마찬가지. 다소 쌀쌀해진 날씨에 5~6명의 노숙인들이 길가에 모여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하듯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아예 누워 있는 노숙인도 눈에 띠었다.
이곳에서 만난 노숙인 조모씨(53)는 “날씨가 더 추워지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이라며 “나 혼자 일어서기는 쉽지 않아 누구라도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인천지역 광장에 방치된 노숙인들에게 맞춤형 일자리 지원과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종합지원센터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7일 시에 따르면 인천지역 거리 노숙자는 주안과 부평, 인천공항 등에 모두 130여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인천지역 노숙인 관련 시설은 재활시설 1곳과 요양 3곳, 자활 1곳, 상담소 1곳 뿐이며, 이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는 없다.
특히 노숙인들의 자립을 도울 일자리 지원 기관은 자활시설 1곳 뿐이다. 노숙인들에게 직업상담·훈련 등을 지원하지만, 정원이 32명이기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서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숙인종합지원센터는 현장 상담을 통해 거리 노숙인을 찾고, 맞춤형 주거·고용·의료를 지원한다. 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연계 활동도 한다. 또 자활사업과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후관리를 통해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다.
서울(3곳)을 비롯해 경기(3곳), 부산(3곳), 대구(1곳), 광주(1곳), 대전(1곳), 제주(1곳) 등은 노숙인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노숙인들을 돕고 있다.
이준모 전국노숙인시설협회 회장은 “거리 노숙인의 사회 복귀를 위해서는 자활에 대한 설득부터 일자리 지원까지 한번에 제공해 자립을 돕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노숙인종합지원센터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홍승주 기자 winstat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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