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사장 없는 KBS 국정감사에…방통위 책임 요구 빗발쳐[국감현장]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국방송공사(KBS),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감장에는 김의철 전 KBS 사장의 해임 이후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김덕재 KBS 부사장, 김유열 EBS 사장 등이 출석했다. 이상인 방통위 부위원장은 ‘배석자’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국감장에서는 ‘방통위가 사장 선임 과정에서 KBS 이사회의 관리 감독 의무’를 다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서기석 KBS 이사장은 지난 4일 사장 후보 중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자 ‘이사 개인의 사유’를 이유로 회의를 6일로 한차례 연기했다가 종료했다. 원칙대로라면 재공모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KBS 이사회는 지난 13일 박민 후보를 대통령에 임명 제청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사장 선임 절차는 공식적으로 종료됐고 처음부터 공모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한다”라며 “이사회가 합의한 규칙을 위반한 서기석 이사장은 해임이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KBS 보궐이사로 방통위가 추천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통위는 김종민 전 이사가 사의를 표명한 지난 5일 이후,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은 지난 11일 이동욱 이사를 추천했다. 이 이사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이력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이사에 대한 검증 기간·전문성 부족과 관련한 질의에 방통위 이상인 부위원장은 “세평 등을 묻고, 다양한 경로로 추천 받았다”라며 “언론, 탐사보도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고, 역사 분야에 있어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점을 감안했다”라고 말했다. 정필모 민주당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역사 인식이 있는 분이 어떻게 역사에 대한 넓은 지식을 갖고 있냐. 잘못된 역사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인 부위원장에게 질의가 이어지자, 장제원 과방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은 “이상인 부위원장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게 아니고 배석자로 참석한 것”이라며 “의원의 지적 사항을 방통위에 가서 논의하라는 취지”라고 거듭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KBS의 보도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 일장기에만 경례 오보’, ‘민주노총 간부 4명 기소 비보도’ 등을 지적하며 “조직적으로 데스크 차원에서 편파 왜곡 보도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방송법에는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않고 규제 간섭할 수 없다라고 정해져 있다”라며 “2014년 세월호 참사 때 이정현 전 홍보수석은 해경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지정한 KBS 보도에 관해 기사 내용을 바꿔 달라고 요구해서 형 확정판결을 받았다”라고 맞섰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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