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갈등 격화
의성군 "의성에 설치해야"
경북 '2곳 분리 배치' 제안에
신공항 갈등 해소될까 주목
지난 17일 경북 의성군 의성군청 주변에는 '화물터미널 없는 공항 이전 반대' '미래 없는 공항 이전 결사 저지' 등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대구시가 대구경북(TK) 신공항 화물터미널을 군위군에 조성하려고 하자 이에 반발한 의성군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이다. 이날 김주수 의성군수는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공물류단지 조성이 예정된 의성에 화물터미널이 들어서야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이라며 화물터미널 의성 배치를 촉구했다.
2030년 개항을 목표로 순조롭게 추진돼 오던 TK 신공항이 화물터미널 위치로 인해 암초를 만났다. 지난 4월 TK 신공항 건설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30년 개항에 맞춰 신공항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화물터미널 때문에 사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TK 신공항은 대구 도심에 있는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을 대구시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일원으로 이전하는 사업인 만큼 의성군 반발이 계속되면 사업 추진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TK 신공항 화물터미널 문제는 2020년 대구시와 군위군, 경북도와 의성군이 맺은 4자 간 'TK 신공항 공동 합의문'으로 인해 불거졌다. 당시 합의문에는 군위·의성 공동 후보지에 짓는 조건으로 군위군에는 민간공항터미널을, 의성군에는 항공물류단지 등을 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화물터미널 위치는 합의문에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구시는 공항시설법상 화물터미널은 여객터미널, 항행안전시설, 관제소 등과 같은 공항시설이고 공항에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원래 계획대로 짓는 것(군위군 지역)이 적절하다는 주장이다. 법상 공항구역 안에 있는 화물터미널은 물류시설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대구시 주장이다. 이를 두고 의성군은 "합의문에 적힌 민간공항터미널은 법에도 없는 개념"이라며 "대구시가 민간공항터미널을 여객과 물류 모든 것이 포함되므로 화물터미널 또한 군위에 배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자의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지역 간 갈등이 격화하자 경북도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안을 검토 중이다. 경북도가 검토 중인 대안은 화물터미널을 '화물용'과 '여객용' 2개 방안으로 분리하는 방안이다. 이남억 경북도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은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화물터미널을 복수로 설치하고 화물 종류에 따라 활용을 달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경북도가 역점 사업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백신 등 콜드체인이나 신선 농산물 등은 신속한 운송과 통관이 필수적인 만큼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의 연접성이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마련한 방안이다. 세계적인 물류공항인 홍콩 첵랍콕(홍콩) 공항과 멤피스(미국), 상하이 푸둥(중국), 타오위안(대만), LA(미국) 국제공항도 화물터미널이 2개 이상 설치돼 있고 물류단지와 인접해 있다. 경북도는 추가 화물터미널을 의성 지역에 설치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안에 대해 대구시와 의성군은 적극 검토하겠다는 반응이다. 김 군수는 "국내 물류와 국외 물류로 구분하는 것이라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내놨고, 이종헌 대구시 신공항건설특보도 "군사시설과의 관제상 충돌 여부, 용지 간 단차 극복 방안, 건설 비용 추가 문제 등 세 가지 요건이 갖춰진다면 물류시설이 확충되는 것에 굳이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화물터미널 문제가 이달 말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비상계획을 가동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준표 시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만약 군위 소보면·의성 비안면에 신공항 유치가 취소되고 군위 우보면으로 가면 국비는 최소한 2조원 이상 절약된다"며 공항 후보지 변경 가능성도 시사했다.
[대구 우성덕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55km 구간서 90km 달렸다고…‘속도 위반’ 벌금이 19억원? - 매일경제
- “남자와 데이트 30분에 35만원”…‘홍대 지뢰녀’의 충격적 실체 - 매일경제
- “진짜 눈물 나겠다”…4천원짜리 인공눈물, 내년부턴 4만원으로 - 매일경제
- 서울대 대학원도 입학 취소되나…베트남 여행간 조민에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주말에 예약이 꽉 찰 정도...‘똥’ 향한 집념에 생긴 이곳 - 매일경제
- 피프티피프티 키나, 홀로 전속계약 소송 항고 취하 - 매일경제
- [단독] K-건설 돕는 ‘혈세’ 620억 쓰고…수주는 2건뿐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3년 10월 17일 火(음력 9월 3일) - 매일경제
- 한국에 ‘노아의 방주’ 온다…성경 기록 그대로 길이 125m, 운반·설치에만 70억 - 매일경제
- 구단 최초 외부 영입→그동안 걷지 않은 길 걷는다…LG 원클럽맨과 손잡은 삼성, 99688378 잔혹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