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 절실한 게임업계, 경쟁작 배급 활발
스마게, 신작 3종 배급 준비
하이브IM, 스타트업에 300억
"자체 제작만으론 한계" 인식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핵심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유망 개발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외부 게임 퍼블리싱(배급)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부 개발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게임의 유통에 집중하는 것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고전적인 전략이었다면 최근엔 킬러 IP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제작·유통 협업, 지분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형 게임사와의 접점을 넓히는 추세다. 최대한 많은 종류의 게임을 타석에 세워 세계적인 히트작을 발굴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17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크래프톤은 최근 블리자드 출신이 창업한 게임 개발사 '스튜디오 사이(Studio Sai)'의 펀딩 라운드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스튜디오 사이가 개발 중인 신작 게임(KAFKA)에 대한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 투자뿐 아니라 신규 IP 확보 역시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우수한 개발력을 가진 신규 개발사를 지원하고 더 많은 게임이 타석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게임사의 수익 구조는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 부문으로 구분된다. 산하 게임 개발사를 중심으로 자사 게임을 유통하는 정책을 고수해온 크래프톤은 올해 주요 경영 방침으로 '세컨드 파티' 퍼블리싱 강화를 선언했다. 자체 개발 게임(퍼스트 파티)뿐 아니라 타사 게임(세컨드 파티)에 대한 유통을 확대한다는 뜻이다.
크래프톤은 올해에만 6개 게임 개발사에 퍼블리싱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크래프톤은 미국 게임 개발사 플레이긱과 가든스에 각각 263억원, 159억원을 투자해 지분 14.8%, 10.2%를 갖게 됐다. 또 폴란드 게임사인 피플캔플라이에도 423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획득하는 한편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에 대한 퍼블리싱 권한도 확보했다.
크래프톤뿐 아니라 스마일게이트, 하이브IM, 위메이드 등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게임사들은 최근 퍼블리싱 계약과 지분 투자를 병행하면서 판권을 보유한 IP의 절대적인 숫자를 늘려가고 있다. 막대한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자체 IP 출시까지 시간을 벌고 즉각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도 퍼블리싱 사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스마일게이트는 신작 게임 3종에 대한 퍼블리싱 출시를 준비 중이다. 자체 개발작을 통해 축적해온 사업 역량을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에서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일본 반다이남코온라인이 개발 중인 서브컬처 장르 게임 '블루프로토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엔젤게임즈가 개발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더 아레나'는 연내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담금질을 하고 있다.
게임 사업에선 후발 주자인 하이브의 게임 자회사 하이브IM은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체급을 키우고 있다. 하이브IM은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박범진 대표가 설립한 국내 게임 스타트업 아쿠아트리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이 회사의 신작 '프로젝트A'(가칭)에 대한 퍼블리싱 계약까지 체결했다.
퍼블리싱과 병행한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추가적인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위메이드는 올해 4월 매드엔진이 개발한 '나이트 크로우'의 퍼블리싱에 나섰다. '나이트 크로우'는 올해 신작 중 유일하게 양대 스토어(구글·애플)에서 국내 매출·인기 순위 1위를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메이드는 지난 5월 매드엔진에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를 추가 확보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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