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탑재 가능’ 미 전략폭격기 B-52H 국내 첫 착륙

ADEX 축하 비행 후 공군 F-35A와 한반도 전개
오전 청주 기지 착륙…북한 반발 강도 높아질 듯

17일 오전 한반도에 전개한 미국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와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미국 전략폭격기인 스트래토포트리스 B-52H가 17일 한국 공군과 연합공중훈련을 한 뒤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B-52H가 국내 기지에 착륙한 건 처음이다. 미 핵 추진 항공모함이 떠난 다음날 전략폭격기가 전개된 것이어서 북한의 반발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군과 주한미군에 따르면 B-52H는 이날 오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서울 ADEX 2023’ 개막식에서 축하 비행을 했다. 전시회에 따로 전시되지는 않고 플라이바이로 상공을 통과했다.

B-52H는 이어 F-35A 전투기들과 한반도 상공에서 연합공중훈련을 했다. 공군은 “이번 훈련은 한·미 공군의 우수한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대한민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B-52H는 이날 오전 11시45분쯤 청주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B-52H가 한국 공군과 연합 훈련을 한 적은 많지만 훈련을 마치고 미 공군 기지로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날처럼 국내 기지에 착륙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현장에는 B-52H 모습을 담으려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17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아덱스(ADEX) 2023’ 개막식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가 축하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B-52H는 미군이 운용하는 3대 전략폭격기 중 하나로 핵탄두를 탑재한 사거리 200㎞의 공대지미사일 등 최대 31t의 폭탄을 실을 수 있다. 6400㎞ 이상을 날아가 목표물을 폭격한 뒤 복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52H 착륙에 앞서 지난 12~16일에는 미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을 포함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이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기항했다. 당시 국방부는 “한·미가 합의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 증진’과 ‘한·미가 함께 협의·결정·행동하는 일체형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군의 전략자산이 전개될 때마다 고강도로 반발해왔다. 러시아의 도움으로 조만간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로널드레이건함이 입항한 지난 12일 “정세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인 상황에로 몰아가는 노골적인 군사적 도발 행위”라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17일 오전 한반도에 전개한 미국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와 한국 공군의 F-35A 전투기들이 한반도 상공에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