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2구역 70억…재건축 대장주 신고가
서울 주요 재건축 '과열' 우려
신통기획 등 영향 속도 빨라져
시장 위축속 '나홀로 매매' 활발
일부는 초반부터 내분 삐걱
"토지거래허가구역 매수 신중"
서울 아파트 가격이 6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강남 등 주요 입지의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잇따라 신고가가 경신되고 있다. '강남불패'의 상징 같은 압구정 현대는 70억원에 육박하는 거래가 나오기도 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11차의 가장 큰 평형인 전용면적 183㎡는 지난 5일 69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64억원(9층)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기록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최고 거래가를 갱신했다. 앞서 6월에도 63억원(7층)에 팔리며 하반기 들어 몸값이 빠르게 뛰고 있다.
집값이 한창 폭등하던 문재인 정부 시절 이 단지의 최고거래가격은 60억4500만원(2021년 10월·13층)이었다. 집값 폭등기보다 1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단지 호가는 70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신현대12차 110㎡도 올 6월 36억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최근 8억원이나 뛰며 44억원을 기록했다.
재건축 가시화 기대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평가다. 신현대11차가 속해 있는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지난 6월 설계업체를 선정하며 압구정 현대아파트 중에서도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해 더욱 빠른 진척이 기대된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뿐만 아니다. 목동과 여의도 등 주요 입지 대표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목동에서는 하반기 들어 1단지 전용 154㎡, 2단지 전용 152㎡, 3단지 전용145㎡, 5단지 전용 142㎡ 등 가장 비싼 평형대에서 29억~32억원 사이로 신고가 계약이 체결되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거래량이 급감한 주택시장에서 재건축 아파트만 거래가 활발하다. 양천구는 3분기 이후 매매된 아파트 543건 중 186건(34.2%)이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에서 나왔다. 양천구 소재 아파트 255개 단지 9만1673가구(2021년 기준) 중 목동 신시가지(2만6629가구) 비중이 약 29%이고, 해당 단지들이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재건축 단지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지난달 아파트 가격 역시 강남구, 양천구는 각각 0.62%, 0.68%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0.5%)을 웃돌기도 했다.
다만 이 단지들이 아직 재건축 초기 단계에 있는 만큼 투자 측면에선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심이 집중되는 재건축 단지들인 만큼 여러 잡음으로 사업기간이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여의도 '재건축 1호' 단지로 꼽히는 한양아파트는 지난 16일 서울시가 신탁사의 시공사 선정 절차를 문제 삼으며 제동을 걸었다. 압구정3구역도 재건축 설계사 공모 과정에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은 데다, 일부 조합원들이 신통기획 철회를 요청하는 등 내분이 발생하며 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압구정, 목동, 여의도 등 대단지일수록 조합원 의견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모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향후 사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요자들이 받쳐주지 않아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며 "신속통합기획으로 임대아파트가 일부 들어서면 입주 후 미래가치가 떨어지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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