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스크린, 좋은 경험"…'독친' 장서희의 서늘한 모성애(종합)[N현장]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장서희가 딸에게 일방적으로 지독한 사랑을 주는 엄마로 분해 현실적인 이야기를 던진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독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장서희, 강안나, 최소윤, 윤준원, 오태경, 김수인 감독이 참석했다.
'독친'은 독이 되는 줄도 모르고 지독한 사랑을 주는 엄마 혜영(장서희 분)이 딸 유리(강안나 분)의 죽음을 추적하며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현실 공포 심리극이다.
장편 데뷔작을 선보이게 된 김 감독은 "'독친'은 미국 심리치료사분의 저서에서 사용한 단어인데 영화 제작사 기획팀에서 일할 때 처음 알게 된 단어였다"라며 "마땅히 사랑받아야 할 부모의 존재가 독이 되는 게 흥미로워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가 최근 교사와 학부모 및 학교, 학생이 얽힌 사회적 이슈와 연관된 것에 대해 "지금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 훨씬 이전에 제작사 대표님과 기획하고 초고를 쓰고 촬영까지 마쳤던 작품이다"라며 "지금 이슈가 되는 문제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서 만든 영화는 아니고 20대 때 학원 강사 생활을 길게 했는데 대치동에서만 2년 있었다, 그 기간에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은 내용, 저도 누군가의 자식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방면으로 녹여내는 방식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6년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하는 장서희는 딸에게 지독한 사랑을 주는 혜영을 맡았다. 그는 "영화는 항상 드라마나 영화나 배우가 연기하는 것에 있어서 장르나 그런 걸 따지지 않고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다"라며 "어떻게 하다 보니 영화를 6년 만에 하게 됐는데 일단 처음에 제의를 받고 김수인 감독님과 미팅을 했을 때 얘기를 참 많이 나눴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저는 같이 촬영하면서 연장자에 속했는데 젊은 친구들과 젊은 감독님과 하니까 또 다른 재미를 느꼈다"며 "역시 오랜만에 영화에 참여하니까 감회가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와 연관된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참 많이 안타까웠다"라고 운을 뗀 뒤, "저희 영화가 작년 여름에 촬영했고 감독님이 훨씬 전에 작품을 쓰신 거라 공교롭게 사회적인 문제와 겹쳐서 선보이게 됐다"라며 "꼭 그런 일은 염두에 두고 한 작품은 아니었지만 요새 뉴스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달리 안타깝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것 같고 마음이 아프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신예 강안나는 장서희와 모녀로 분했다. 그는 "신인으로서 유리라는 역할이 여러 가지 강점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꼭 유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독친의 뜻도 몰랐고 다들 생소하실 텐데 유리에 이입을 해서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까 독친이 무서운 뜻인지 알게 됐고 무섭게 시나리오를 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강안나는 장서희와 모녀 호흡에 대해 "케미가 좋지 않은 게 좋다고 생각해서 촬영할 때, 그리고 너무 선배님이시라 너무 어려웠다"라며 "그런게 잘 녹아들지 않았나 생각하고 오히려 촬영 이후에 더 친해지게 됐다"고 했다.
이에 장서희는 "저희가 일본 영화제를 가면서 더 친해졌다. 3박4일 동안 하면서 더 친해졌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안나가 얘기한 것처럼 영화에선 애틋한 모녀사이로 보이진 않았다"라며 "그래서 엄마는 계속 욕망을 주입시키고 갈등을 했으니 뭔가 둘이 묘한 긴장감, 서먹서먹한 그런 부분들이 현장에서 더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잘 맞아떨어져서 영화 찍는 동안은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유리의 친구로 분한 최소윤은 "영화에서 사랑과 믿음이라는 단어가 마냥 긍정적인 의미로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담임 선생님 역할을 맡은 윤준원은 "촬영감독님이 이 시나리오를 한번 읽어보라고 주셨는데 많은 시나리오를 읽어 봤지만 첫 페이지를 연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집중력이 흐려지지 않은 작품은 '독침'이 처음이었다"라며 "완전히 매료됐고 메시지도 좋았지만 그 자체가 좋았다, 마지막에 유리가 '엄마가 사랑을 해주려는' 그런 대사에 살짝 울컥하기도 해서 무조건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서희는 영화 속에서 뺨을 때리는 신을 촬영한 것에 대해 "첫 촬영이 (최)소윤 배우를 때리는 거였다"라며 "제가 뺨 때리는 건 노하우가 있어서 우리 한 번에 가자, 세게 맞고 가자 하니까 '네'하면서 흔쾌히 했는데 근데 그게 NG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 맞아서 그래서 너무 미안했다"라며 "뺨이 얼얼하게 부어 있다고 해서 너무 미안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 찍다 보면 그런 상황이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사실 소윤씨는 두 번 맞았는데 선생님은 여러 번 맞았다"고 했고, 선생님 역을 맡았던 윤준원은 "처음에는 맞을 만 했는데 선배님이 풀스윙으로 때려주셔서 마지막에 맞을 땐 좀 아팠다"라며 "그런데 영광이었다, 선배님께 맞을 수 있어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김 감독은 "'독친'이 요즘 이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건 아니지만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인 영화로 보이지 않도록 연출하려고 노력했고, 사회적인 문제가 아닌 지극히 개인들의 문제이고 거기서 파생된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이 메시지를 얻어가면 좋지 않을까, 너무 교훈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11월1일 개봉.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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