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넷플릭스와 기울어진 운동장서 경쟁…정부 지원 필요해"

윤선영 2023. 10. 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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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일 정부의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콘텐츠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OTT는 적자 상황이지만 정부 지원은 제작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망 비용, 인앱결제 수수료 측면에서도 경쟁에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다.

국내 OTT 업계는 영상 콘텐츠 투자비 세액공제 등 정부의 지원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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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 왓챠 이사가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문화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OTT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고 있다."(허승 왓챠 이사)

왓챠,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의 경쟁력을 높일 정부의 지원 방안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콘텐츠 비용이 상승하면서 국내 OTT는 적자 상황이지만 정부 지원은 제작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망 비용, 인앱결제 수수료 측면에서도 경쟁에 어려움이 많다는 토로다.

1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15개 공공·유관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허승 왓챠 이사는 "국내 OTT는 지난 몇 년 동안 콘텐츠 투자비를 확대해 왔지만 지금처럼 적자가 늘어나면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OTT 시장에서는 넷플릭스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사 투자액을 늘려 좋은 콘텐츠를 선점하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는 사이 국내 OTT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국내 OTT 역시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 콘텐츠 투자를 하고 있으나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 고전하고 있다. 국내 OTT 기업들의 매출을 모두 합쳐도 넷플릭스에 밀린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엄청난 자본력을 지닌 글로벌 OTT가 제작비 투자를 하면서 제작사들의 기회가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업체의 독점이 심화할 경우 갑질이 생길 수 있다"며 "또 국내에서 어렵게 제작한 콘텐츠의 수익이 해외로 쏠릴 위험도 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이 넷플릭스의 콘텐츠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지속해서 나온 바 있다.

국내 OTT 업계는 영상 콘텐츠 투자비 세액공제 등 정부의 지원을 호소한다. 허 이사는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업계에 투자하는 자체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에 맞춰 국내에서도 투자가 활성화하고 다양한 대안이 있어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동반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국내 OTT가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도 OTT 플랫폼이 다양하고 함께 경쟁하는 구조여야 유리할 것"이라며 "콘진원은 현재 정부 예산을 받아서 제작사 중심으로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나 정책 연구기능을 활용해 글로벌 OTT와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글로벌 OTT가 시장지배적 지위에 있으면서 IP(지식재산권) 독점, 출연료 체납, 공정하지 않은 수익 배분 등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OTT가 등장한 후 콘텐츠 업계에는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IP를 OTT가 독점한다든가 출연료를 체납한다든가, 창작자에 대한 수익 배분이 이뤄지지 않는 등 갑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는 OTT 자체보다는 일부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고 지배력을 남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게 허 이사의 설명이다. 허 이사는 "일부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시장 전체의 모든 사업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사전적인 규제가 만들어진다면 오히려 후발주자인 국내 OTT나 중소 플랫폼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되고 경쟁력을 상실하며 시장 독점이 더 커질 것"이라며 "다양한 플랫폼이 건전하게 경쟁을 하면서 서로 견제한다면 그런 부분들은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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