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발사체’ 만든다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단단한
‘실리콘카바이드’를 3D프린터로 제작
반도체, 발사체, 원자력 분야 활용
현대자동차에서 분사한 스타트업 매이드는 ‘실리콘 카바이드’ 분말을 3D프린터에 넣어 다양한 형상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한 기업이다. 조신후 매이드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 7월 분사 후 국내 투자사로부터 프리A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라며 “올해 하반기 생산 공장을 만들고 내년까지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 실리콘 카바이드 기반의 부품을 만들어 여러 산업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중앙연구소에서 미래 기술을 연구하던 조 대표는 실리콘 카바이드를 3D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뒤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3D프린터를 이용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던 중 3D프린터로 실리콘 카바이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내 스타트업에 지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던 오지원 박사, 현대차에서 함께 근무한 정영석 책임연구원과 함께 실리콘 카바이드 분말을 이용한 3D 프린터를 만들고 지난 7월 분사했다.
분사하자마자 현대차, 슈미트, DSC 등으로부터 프리A 투자를 마무리 지었다. 투자금을 기반으로 다음 달 서울 뚝섬 인근에 170평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시작된다. 올해 말 생산 공장이 완공되면 3D프린터로 실리콘 카바이드 기반의 다양한 부품을 만들 수 있다. 조 대표는 “현재 국내 출연연구소를 비롯해 여러 대기업과 샘플 테스트가 예정돼 있다”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를 실제 산업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주 분야에서는 발사체(로켓) 부품에 적용할 수 있다. 로켓이 발사될 때 발생하는 화염의 온도는 약 1400도. 화염을 아래로 집중시켜 주는 커다란 ‘노즐 확장부’는 현재 대부분 금속으로 만든다. 다만 1400도의 온도를 견디기 쉽지 않은 만큼 노즐 확장부에는 높아진 온도를 떨어트리는 냉각 시설이 장착돼 있다. 조 대표는 “로켓은 1kg의 무게라도 줄여야 경제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를 실리콘 카바이드로 제작하면 냉각 시설을 제거할 수 있다”라며 “이미 스페이스X와 같은 여러 선진 로켓은 실리콘 카바이드로 노즐 확장부를 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3D 프린터로 이를 만들게 되면 로켓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노즐 확장부를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실리콘 카바이드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핵연료가 필요한 용기 등은 이미 실리콘 카바이드로 만들고 있는데, 제작 방식을 3D프린터로 전환하면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조 대표는 “해외에도 3D프린터를 이용해 실리콘 카바이드 부품을 제작하는 기업이 있지만 다른 금속을 이용한 3D프린터를 개조해 사용한다”라며 “우리는 실리콘 카바이드의 특성을 고려한 전용 3D프린터를 개발해 제조하고 있는 만큼 품질 면에서 타제품보다 월등한 성질을 확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부품을 납품하면서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낸 뒤 이를 기반으로 향후 3D프린터를 이용한 로켓, 위성을 제작하는 우주, 통신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조 대표가 기업 이름을 ‘MADDE’라고 지은 이유는 ‘만들다’라는 의미의 ‘MADE’에 무언가를 ‘더하다’라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또한 알파벳 M과 E는 ‘시그마’를 연상시키는데 역시 의미가 담겨 있다. 조 대표는 “시그마는 차례로 더함을 의미하는데 이는 마치 실리콘 카바이드 분말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형상을 만드는 3D 프린터의 모습을 보여준다”라며 “3D프린팅 분야에서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55km 구간서 90km 달렸다고…‘속도 위반’ 벌금이 19억원? - 매일경제
- “남자와 데이트 30분에 35만원”…‘홍대 지뢰녀’의 충격적 실체 - 매일경제
- 서울대 대학원도 입학 취소되나…베트남 여행간 조민에 무슨일이 - 매일경제
- [단독] K-건설 돕는 ‘혈세’ 620억 쓰고…수주는 2건뿐 - 매일경제
- 주말에 예약이 꽉 찰 정도...‘똥’ 향한 집념에 생긴 이곳 - 매일경제
- 피프티피프티 키나, 홀로 전속계약 소송 항고 취하 - 매일경제
- 한국에 ‘노아의 방주’ 온다…성경 기록 그대로 길이 125m, 운반·설치에만 70억 - 매일경제
- “임대수익 관심 없어요”…강남 재건축 상가로 몰리는 뭉칫돈 - 매일경제
- 여전히 아픈 ‘이태원 1주기’…유통가도 일제히 ‘조용한 핼러윈’ - 매일경제
- 구단 최초 외부 영입→그동안 걷지 않은 길 걷는다…LG 원클럽맨과 손잡은 삼성, 99688378 잔혹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