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 초읽기… 엔비디아 타격 가시화

최지희 기자 2023. 10. 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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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기준이 강화된 조치를 조만간 추가로 도입할 전망이다.

최첨단 AI 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AI 칩까지도 중국 수출 길이 막힐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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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상무부, 이르면 이번주 AI 칩 수출 규제 강화
“규제 대상 늘리고 AI 칩 성능 제한 기준 강화”
中 의존도 20% 달하는 엔비디아 타격 예상
中 “기술 정치화·무기화 중단해야” 비판
지난 3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H100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기준이 강화된 조치를 조만간 추가로 도입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 규제를 우회해 중국에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판매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다. 최첨단 AI 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성능이 낮은 AI 칩까지도 중국 수출 길이 막힐 가능성이 가시화되면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생성형 AI 두뇌 역할을 하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는 전체 매출의 2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상무부가 이르면 이번주 내에 대중 수출 관련 AI 칩 규제를 새롭게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현재 규제안에 포함되지 않은 특정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수출 기준을 충족하는 AI 칩이라도 기업들에 출하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새 규제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 수출 가능 여부를 나누는 AI 칩의 성능 제한 기준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까진 AI 칩의 ‘속도’와 ‘대역폭’ 두 가지를 기준으로 규제 대상을 분류해 왔는데, 앞으로는 기준에서 대역폭이 제외되고 속도 하나만이라도 기준치를 초과하면 수출 제한 반도체 목록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개발해 군 무기 등에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상무부가 작년 10월 시행한 수출 통제 규제에서 한발 나아간 조치다. 이 규제로 엔비디아는 첨단 AI칩 A100·H100을 중국에 팔지 못하게 됐다. 엔비디아의 H100은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챗GPT 개발에 사용된 GPU다. 이 제품의 중국 수출이 막히자, 엔비디아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10~30% 낮은 A800과 H800 칩을 개발해 중국 기업에 공급해 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과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 같은 IT 공룡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엔비디아의 H800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칩이 추가 규제 대상이 될지 미 정부 관계자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 관계자는 미 정부가 엔비디아의 H800의 대중 수출을 차단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노트북 같은 소비자 제품용 반도체는 새 규제에 포함되지 않지만 성능이 뛰어난 소비자용 칩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무부에 알려야 한다고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와 관련해 즉답을 피했으나, 최근 지속적으로 대중 반도체 규제에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월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콘퍼런스에서 “데이터센터 GPU의 중국 판매를 금지하는 규제가 시행되면 장기적으로 미국의 산업이 세계 최대 시장 가운데 한 곳에서 경쟁하고 주도할 기회를 잃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월 미 반도체 기업 경영진과 함께 미 워싱턴을 방문해 수출 통제 확대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추가 규제 움직임이 포착되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무기화하고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이어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확고하게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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