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證 대표 "이화전기 거래정지 정보 모르고 매도했다"
최희문 대표 "사모CB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송구스럽다"
이화전기 사전매도 의혹에는 정황증거 제시하며 해명
메리츠증권, 사모CB투자심의서 자료요청 제출 거부도
이복현 원장 "메리츠증권 조사 소홀함 없이 진행할 것"
"그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희문 대표는 최근 금감원 검사 결과, 사모 전환사채(CB) 관련 메리츠증권의 불건전영업행위가 드러난 데에 대해서는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화전기 사전매도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정황증거를 제시하며 부인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금감원 국정감사에는 국회 정무위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청으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메리츠증권에 대한 기획검사를 하고 지난 11일 기획검사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무늬만 자금조달'…금감원, 메리츠 불건전영업행위 포착(10월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상장사에 CB로 자금조달을 해주면서 CB 금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되사도록 해 담보로 잡는 방식으로 '무늬만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메리츠증권 IB본부 임직원들은 상장사 사모CB 발행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직무정보를 이용해 가족, 지인들의 자금을 모아 CB를 취득하는 사익 추구 행위를 하기도 했다.
금감원의 기획검사 발표와는 별개로 메리츠증권은 이화그룹 사모 메자닌채권에 투자하면서 해당 종목이 거래정지되기 전 투자한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사전에 정보를 알고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7월 초부터 메리츠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국감 질의를 맡은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희문 대표는 14년 째 메리츠증권에서 근무하고 있고 국내 최고의 수익성을 올린 회사"라며 "그런데 지난 5년간 메리츠증권은 사모 CB와 BW인수가 상당히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회사 가운데 무려 18개 회사가 거래정지가 됐고 최근 금감원 조사에서는 업무 수행과정에서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적이익을 취득하고 채권 발행회사에 편익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그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용우 의원은 올해 상반기부터 문제가 된 이화전기 사전매도 의혹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이 투자한 이화전기가 거래정지 된 후 330만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최희문 대표는 이화전기 전 대표가 주가조작 전력이 있던걸 알고 있었나"고 물었다.
이에 관련 최희문 대표는 이화전기 전 대표의 주가조작 전력 사실은 모르고 투자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이 이화그룹에 CB, BW 등을 투자한 금액이 2470억원에 달한다"며 "해당 CB, BW투자를 결정한 투자심의서 사본을 요청했더니 메리츠증권은 영업비밀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4년 간 4번째 국감을 하면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용우 의원은 "메리츠증권이 이화그룹 BW를 통해 부동산PF로 우회투자를 했다는 자금흐름도 보인다"며 "메리츠증권의 투자의사결정은 매주 열리는 사장단회의에서 정해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사장단에서 결정한 투자를 그 아랫단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화전기가 거래정지되기 직전 메리츠증권이 해당 정보를 사전에 알고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최희문 대표는 정황 증거가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최 대표는 "이화전기가 5월 10일 오후에 거래정지 됐지만 저희는 사전에 이걸 몰랐고 만약 알고 있었다면 거래정지 3주 전에 주식전환을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또 매매정지 6일 전에는 이화전기 유가증권을 추가로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는 "또 거래정지 당일에는 이화전기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유가증권을 프리미엄을 더 주고 사갔다"며 "이화전기 스스로도 그날 거래정지가 될 거라는 걸 몰랐다는 증거이고, 저희도 거래정지 사실을 알았다면 추가로 유가증권을 인수하거나 주식전환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문 대표의 답변과는 별개로 이용우 의원은 메리츠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강력한 조사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메리츠증권의 투자프로세스가 어떻게 작용했는지 등을 전면 종합검사를 통해 샅샅이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금감원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소홀함 없이 조사를 진행하고 (이화그룹 종목 주주)피해자 입장도 잘 들으면서 균형 있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메리츠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문제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최희문 대표가 지난해 성과급만 29억원 받고 부사장과 임원도 30억원 정도를 받아갔다"며 "이처럼 부동산PF로 돈잔치를 하는데 메리츠증권의 부동산PF 금리를 보면 우수사업자를 선순위로 담보했을 경우에만 금리가 12% 수준이고 그렇지 않으면 18~20%까지 금리가 치솟는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렇게 금리가 올라가면 결국 부동산이 제대로 공급될 수가 없는 건데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로 돈잔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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