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판 롯폰기’ 만든다더니···주택·쇼핑몰만 들어서는 인천종합터미널
롯데가 인천 구월동과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에 노른자위 상권을 개발하겠다며 대규모 토지를 사들인 뒤 수익성이 높은 주택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천 남동구는 지난 8월 22일 롯데인천타운이 신청한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개발사업을 승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농산물도매시장이 2020년 남촌동으로 이전한 후 옛 구월동 부지 5만5477㎡에 아파트 4개동(999가구), 오피스텔 5개동(1314호), 상가 등을 짓는 것이다. 롯데는 연말까지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내년 1월 착공해 2028년 6월 준공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 롯데쇼핑은 바로 옆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복합시설개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추홀구 관교동에 있는 롯데백화점 인천점과 인천터미널 7만6701㎡에 기존 백화점 이외에 새 쇼핑몰과 지하 3층·지상 27층짜리 업무용 빌딩을 짓고, 인천터미널도 재배치하는 것이다.
이곳은 남동구와 미추홀구, 연수구의 교차점에 있는 요충지로 인천상권의 최중심부이다. 내년 6월까지 진행될 1단계 사업은 가설건축물과 임시터미널을 설치한다. 이어 2030년 8월까지 3단계에 걸쳐 개발한다.
롯데는 옛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과 인천종합터미널을 인천시가 재정난에 시달리던 2013년에 8751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롯데는 2조원을 들여 2020년까지 통합·개발해 일본 도쿄의 명소인 ‘롯폰기 힐스’처럼 주거와 문화·호텔·시네마·방송센터 등이 들어서는 복합문화공간을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개발사업은 그동안 답보 상태였다가 결국 양쪽을 분리·개발하고, 사업 주체도 각각 다르다.
이뿐만이 아니다. 롯데쇼핑은 송도국제도시 한복판 6만5016㎡에 1조원을 들여 쇼핑몰·리조트 등을 갖춘 ‘롯데몰’을 짓겠다며 2007년 인천경제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아 2011년 토지를 1450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롯데는 2013년 롯데마트, 2019년 오피스텔만 짓고 2021년까지 짓기로 한 쇼핑몰과 리조트는 짓지 않았다. 롯데가 구입한 송도 땅은 그 사이 공시지가는 20% 이상 올랐다.
롯데가 롯데몰 건축 허가만 받아놓고 관련 공사를 하지 않자 연수구는 2021년 별도합산세율을 적용해 부과했던 재산세를 종합합산세율을 적용해 10억3000만원을 추징했다. 국세청은 이를 근거로 롯데에 종합부동산세 320억원을 부과했다.
이에 롯데는 2021년에서야 쇼핑몰 건립공사를 시작, 2026년 준공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처럼 롯데는 인천에서 굵직한 개발 사업을 벌이면서도 당초 약속과 다르게 공사를 지연하고, 이렇다할 공공기여도 하지 않아 지역 사회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롯데는 각종 개발사업을 벌이면서 주택사업 등 잇속 챙기기에 치중할 뿐 지역사회와의 상생 의지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롯데가 개발 과정에서 별도로 사회공헌 약속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미추홀구는 추후 인천종합터미널이 개발되면 청년활동공간을 장기 임대해 줄 것을 롯데에 요구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가지 상황과 환경 변화에 따라 개발사업이 미뤄졌지만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수도권 최대 규모로 개발하고 있다”며 “송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롯데몰도 인천경제청과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이재명, 김혜경 선고 앞두고 “희생제물 된 아내, 죽고 싶을 만큼 미안”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또 아파트 지하주차장 ‘벤츠 전기차 화재’에…주민 수십명 대피
- [단독]“일로 와!” 이주노동자 사적 체포한 극우단체···결국 재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