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금융사고에…지주회장 대신 고개 숙인 준법감시인

횡령·불공정거래에…"국민께 죄송, 내부통제 강화할 것"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은 국정감사에 불출석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우연수 신귀혜 기자 = 최근 횡령·불공정거래 등 잇단 금융사고가 일어난 가운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준법감시인들이 17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죄의 말을 전하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들은 외부 출장을 이유로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원래 금융지주회장과 은행장이 나와야 하는데 준법감시인이 대신 나왔다"며 "준법감시인이 돌아가면서 현재 은행 내부통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두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영호 신한은행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체 체계와 관련해 일부 미흡한 점, 그리고 작동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던 점이 있다"며 "직원 교육을 매주 이행하고 있고 KPI로 넘겨 징계 조치까지 하고 있다. 내부통제가 실질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구진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지난해 횡령사태로 국민을 실망하게 했다"며 "반성 차원으로 혁신방안을 이행하고 있고 현재 직무분리를 전산시스템과 함께 구축하고 있다. 감사도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에서 약 700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동원 하나은행 준법감시인은 "더 철저한 교육을 하고 금융사고를 조기 적발 할 수 있도록 점검을 강화하겠다"며 "엄중한 징계를 통해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원 국민은행 준법감시인은 "최근 윤리의식 미비로 개인적인 일탈이 생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향후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금융당국이 요청하는 감시 시스템을 더 집중화해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사고가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은행 증권대행 업무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하고 수백억원 이익을 챙긴 것이 금감원 검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홍명종 농협은행 준법감시인은 "저희도 취약 지점을 전수조사해 그 부분에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이라며 "상시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사고를 예방하고 사전 적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횡령과 불법계좌 개설 사건이 터진 지방은행 준법감시인들도 이날 고개를 숙였다.

정윤만 BNK경남은행 준법감시인은 "은행 내부통제를 총괄하는 준법감시인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이번 기회에 저희는 내부통제 업무 전반을 세심하게 살피고 개선 보완함으로써 이런 금융사고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경남은행에서 30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고가 터져 금융권에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우주성 DGB대구은행 준법감시인은 "적절치 못한 업무처리가 있었다"며 "현재 금감원 조치대로 저희가 충분히 대책을 마련한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개선·보완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에서는 직원들이 승진과 성과급을 위해 1600여개 불법계좌를 개설한 사고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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