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규제 곧 발표… 저성능 칩 포함 가능성 커져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용 등 첨단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이번주 중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수출용으로 만든 저성능 반도체 칩도 새로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대중 첨단 산업 수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새로운 방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현 규제의 '빈틈'을 이용한 수출 시도들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에 더 많은 AI 칩과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발표 후 기존의 AI 반도체인 H100과 A100 칩의 중국 수출이 막히게 되자 중국 판매 전용 칩인 H800과 A800을 출시하며 대응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H800 칩의 중국 수출을 차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노트북 같은 소비자 제품에 쓰이는 칩은 새 규제에서 제외될 것이지만, 기업들은 가장 강력한 소비자용 칩을 판매할 때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무부에 알려야 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 기업이 해외 사업부를 통해 AI 칩에 접근하는 것도 조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이 자국 기업을 억누르기 위해 수출 통제를 남용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해 글로벌 산업과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자국 권리와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추가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업계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발표의 영향권에 든 기업으로 가장 많이 이름이 나오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대만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이번 대만 방문에서 공급망을 점검하고 수출 차질에 대한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