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하마스 군사적 연계 있나’…합참 “증거 없고, 개연성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무기·전술교리 지원 직접적 증거 제시 못해
하마스 주변국가와 거래한 게 흘러갔을 수도”

이스라엘방위군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지난 11일(현지시각) 누리집에 공개했다. 왼쪽 장병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아래가 초록색인 무기가 북한제 로켓추진유탄(RPG) 발사기로 추정된다고 한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 누리집 갈무리

합동참모본부(합참)가 17일, 이스라엘을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 거래, 전술 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 없이 정황과 개연성을 바탕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언론 설명회에서 “북한은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보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언론에서 보도된 하마스의 대전차 무기 에프(F)-7은 북한이 로켓추진유탄발사기(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라며 “최근에는 하마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무장단체 또는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에서 사용하는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 지역에서 발견되는 등 북한이 다양한 무기를 중동 국가 및 무장단체에 수출해온 정황이 계속 식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아울러 북한과 하마스가 전술교리 측면에서도 유사점이 많다고 했다. 합참은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아이언돔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분리 장벽 감시, 통신, 사격통제 체계 파괴 뒤 침투 등 하마스의 전술이 한국이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합참은 북한의 직접적인 무기 수출이나 전술 지원에 관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직접 수출했다는 증거는 없다. 북한이 하마스 주변 국가들과 무기 거래를 했고, 하마스와 밀접한 관계인 이들 국가에서 북한 무기가 하마스로 흘러들어 갔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에서 하마스로 전술 교리가 전수됐다는 명확한 증거나 첩보는 없다”며 “북한과 군사 교류를 해온 하마스 주변 국가들을 통해 북한 군사 교리가 하마스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 땅굴 기술의 하마스 이전설에 관해서도 “가능성은 있으나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