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포럼 개막... 시진핑 서적 배포하고 만리장성 그림 걸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로와 해상 실크로드)’ 구상 10주년을 맞아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 17일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 140국 4000여 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만방래조(萬邦來朝·세계 각국이 조공을 바치러 중국에 온다)’를 재현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행사장은 ‘중국 문화 홍보장’을 방불케 했다. 벽면은 천단(天壇)공원과 만리장성 등 베이징 명소를 찍은 대형 사진 10여 장으로 도배했고, 행사장 내 대형 스크린에는 천안문과 중국 고속철도 등을 담은 3D 그래픽 영상이 채워졌다. 중국 전통 문화 전시 구역에는 중의약·치파오·경극 부스가 마련됐다. 뷔페 식당에는 실크로드를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시진핑, 일대일로를 말하다’의 5국 언어 버전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었다. 일대일로 참여국들에 관한 별도 전시는 없었고, 행사장 곳곳의 모니터에 띄운 ‘일대일로 100개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홍보물에서만 참여국들의 일대일로 수혜 상황이 소개됐다.
그러나 올해 포럼은 G7(7국) 등 주요 서방국의 정상이나 정부 대표단이 불참하면서 예년보다 규모가 작아졌다. 150국 6000여 명(국가 정상급 38명)이 참석한 2019년의 제2회 포럼보다 전체 인원은 2000명가량 적다. 베이징을 방문한 정상급 인사도 17일 기준 20여 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 매체들은 서구권이나 아프리카 지역에서 온 기자들을 에워싸며 ‘외국인 반응’을 담는 데 열을 올렸다. 탄자니아 출신 기자가 인터뷰에 응하자 수십 대의 카메라가 몰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날 외신 기자들의 ‘기업인 대회’ 취재를 제한하는 등 경계심을 풀지 않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우호국들이 모인 이번 포럼에서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자국이 미국의 대안 세력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8일에는 시진핑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중·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고 반(反)서방 전선을 공고히 할 전망이다. 푸틴은 17일 오전 전용기로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해 레드카펫을 밟았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이 그를 영접했고, 전용 의전 차량인 ‘러시아판 롤스로이스’인 아우르스 리무진에 탑승해 이동했다. 중국 국영 CCTV는 푸틴의 방중을 생방송으로 전하며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먼 곳에서 친구가 왔다)’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는 순간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서방에 맞서 파트너십을 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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