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욕설 녹취록에 진땀 '쿠쿠 구본학'..."사석 장난처럼 얘기하냐"

[2023 국감]이익 줄고 주가 내리막...국감서 혼쭐까지 난 쿠쿠 오너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왼쪽)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생활가전기업 쿠쿠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성장세가 꺾이면서 이익이 줄고 주가는 내리막인데 대리점 갑질 문제까지 다시 불거져서다. 처음으로 오너인 구본학 사장이 국정감사장에 불려가 혼쭐이 났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구본학 쿠쿠전자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2020년 국감에서 지적된 대리점 갑질 사건으로 거래갱신이 거절된 것과 관련해 집중 추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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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우려 현실로...16곳 계약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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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전자 대리점 갑질 문제는 쿠쿠전자 본사가 추진하는 홈케어 서비스에 대해 수익성 악화와 서비스 인력 부담 문제로 점주협의회 가입 점주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본사가 점주를 협박한 사건이다.

특히 2020년 국감에서 쿠쿠전자 직원들이 본사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대리점주와 관련해 "그 XX 바로 계약을 해지해버리면 된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또 1년단위로 대리점 계약을 하면서 이익이 많이 남는 대리점은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구 대표는 점주협의회 결정에 방해한 적이 없다면서도 녹취록과 관련해선 "퇴근 후 (관련) 팀장이 사석에서 만나 한 얘기가 와전이 된 것"이라며 "그 건은 저희들이 사과하고, 해당 팀장도 점주들께 사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의원은 "사석에서 마치 장난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사과까지 한 것은 장난이 아니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본사에 반기를 든 점주협의회 가입 점주 중 16곳이 계약해지를 당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사건 당시 본사에 항의했다가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다.

구 대표는 점주협의회 가입된 곳 중 계약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곳도 있다며 추후 파악해 소명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면 점주협의회 가입을 이유로 계약해지를 했다는 주장이 확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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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꺾이고 주가 내리막...쿠쿠 내우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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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는 쿠쿠홀딩스(옛 쿠쿠전자)를 지주사로 렌탈업을 주력으로 하는 쿠쿠홈시스, 쿠쿠전자 등을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있다. 구본학 사장이 쿠쿠홀딩스 지분 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8월 구자신 회장이 쿠쿠홈시스 지분 전량을 구 사장에 증여하면서 사실상 승계가 마무리됐다.

승계 이후 실적은 여의치않다. 쿠쿠홀딩스 연결실적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3712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상반기 366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23억원에서 38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2021년 상반기 594억원에 비하면 34% 감소한 수치다. 쿠쿠홈시스 역시 매출은 4868억원에서 4683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866억원에서 698억원으로 감소했다.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지주사인 쿠쿠홀딩스는 지난 8월말 중국 밥솥 판매 기대감으로 2만2450원을 찍은 후 내리막이다. 현재 1만7000원대로 주져앉았다. 또다른 상장사 쿠쿠홈시스는 2021년 5만원대를 기록한 후 현재 1만9000대로 우하향하고 있다.

국내 생활가전기업 대부분이 내수에서 고전하면서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지만 쿠쿠는 아직까지 말레이시아 이외 지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영호 기자 tellm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