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 HD현대, 친환경주 탈바꿈…증권가 "주가 오른다"

박의명 2023. 10. 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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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 저평가주'로 불려온 HD현대가 증권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및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는 HD현대의 시가총액을 설명하고도 남는 수준"이라며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둔 HD 한국조선해양(HD현대 지분율 35%)은 올해 영업이익 5557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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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D현대 제공


‘만년 저평가주’로 불려온 HD현대가 증권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가 커지는 흐름에 따라 조선, 건설기계, 전력기기 분야 자회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굴뚝산업 위주였던 HD현대의 포트폴리오가 성장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로보틱스 가치 부각

17일 HD현대 자회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4.11% 오른 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년 사이 주가가 130% 가까이 올랐다. HD한국조선해양도 이 기간 36% 상승했다. HD현대건설기계(80.6%), HD현대인프라코어(91.7%) 등도 두 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HD현대의 주가는 올해 7.62% 오르는 데 그쳤다. 이익 기여도가 가장 큰 비상장 자회사 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증권업계는 HD현대의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실적이 회복되고 있고, 주요 상장 자회사들의 실적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증권사들이 계산한 HD현대의 자회사 지분가치는 10조~14조원이다. HD현대의 시가총액은 4조8028억원(17일 종가)이다. 지주사 디스카운트를 적용해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주당 7.87%로 지주사 가운데도 높은 축에 속한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및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가치는 HD현대의 시가총액을 설명하고도 남는 수준”이라며 “주가 재평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인프라 투자 최대 수혜

성장을 이끄는 것은 HD현대일렉트릭과 HD현대건설기계다. 각각 전력기기와 건설기계를 만드는 두 회사는 미국 인프라 투자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각각 2470억원, 3068억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85%, 80% 증가한 수치다.

회사의 핵심 사업이자 장기간 부진했던 조선도 회복되고 있다. 친환경 선박 발주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자회사로 둔 HD 한국조선해양(HD현대 지분율 35%)은 올해 영업이익 5557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장 자회사인 HD현대로보틱스와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HD현대의 두 회사 지분율은 각각 90%, 62%이다. 선박 부품 서비스 업체인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환경 규제에 따라 친환경 부품 개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의 상장과 선박 환경 규제로 HD현대로보틱스와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상장 자회사가 많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HD현대의 주요 상장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상장 중간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통해 지배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글로벌서비스도 상장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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