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취업자 4명 중 1명은 자영업 관련 업종···대학 졸업자도 전공 못살려

명동의 한 음식점 직원이 냉면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취업자 4명 중 1명은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등 자영업 관련 업종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자영업 종사 비율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 기간 대학진학률 등이 꾸준히 높아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경제가 고학력자를 수용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 못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 대졸자 중에서도 5명 중 1명은 자영업을 하거나 영세 사업체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상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취업자 2843만2000명 중 도·소매업 취업자는 328만명(11.5%), 음식·숙박업 취업자는 228만2000명(8.0%),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163만8000명(5.8%)으로 집계됐다.

이 업종들은 편의점이나 식당 등이 포함된 대표적인 자영업 관련 업종으로, 영세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뿐 아니라 해당 점포에서 일하는 종업원도 관련 취업자 수에 들어간다.

이 세 업종에 종사하는 취업자 수 비율을 합하면 25.3%에 달했다. 2014년 상반기(28.2%)와 거의 비슷한 비중이었다. 국내 전체 취업자 네 명 중 한 명은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산업 구조가 10년 넘게 고착화돼 왔다는 뜻이다.

이른 바 ‘대졸자’ 역시 상당수가 자영업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정도에 따른 산업별 종사자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대졸 취업자 1447만4000명 가운데 도·소매업(11.2%), 음식·숙박업(4.0%), 운수·창고업(5.2%) 취업자 비율은 총 20.4%(295만7000명)에 육박했다.

업종을 더 세분화 해보면 대졸자 중 6.2%는 소매업(자동차 제외)에서 일하고 있었고 4.6%는 음식점이나 주점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이하 취업자 중 각 업종에서 일하는 비중(9.4%, 19.4%)보다는 낮았지만, 대졸 취업자 종사 산업 중에는 각각 세번째, 다섯 번째로 비율이 높았다.

전공별로 보면 경영을 전공한 취업자 중 14.9%, 예술을 전공한 취업자 중 14.6%가 도·소매업에서 종사했다. 이어 서비스(13.3%), 인문(13.0%), 정보(12.7%), 사회(12.7%), 농업(11.5%), 보건(9.0%) 전공에서 도·소매업 취업 비율이 높았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