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금융사고에… 국감장서 반성문 읽은 은행 준법감시인들

박슬기 기자 2023. 10. 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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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감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진행된 2023 금융감독원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 잠시 목을 축이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은행권 준법감시인들이 횡령, 불법증권계좌 개설, 부당이익 등 잇따른 금융사고와 관련해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의원은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를 지적했다.

DGB대구은행은 고객 동의 없이 무단으로 1662개의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대구은행 직원들은 수정테이프로 고객 정보 등을 살짝 바꿔 놨다.

이와 관련해 우주성 대구은행 준법감시인은 "증권계좌 개설과 관련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희 증권계좌 부당 개설과 관련해 현재 대구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인데 검사 결과가 나오면 명확하게 개선이 필요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윤만 BNK경남은행 준법감시인도 이날 증인으로 국감장에 섰다. 경남은행에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당 직원 이모씨(50)가 투자금융부에서 15년간 일하며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2988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정윤만 준법감시인은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은행에서 횡령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내부통제 부분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는데 환골탈태의 심정으로 내부통제 전반을 개선함으로써 다시는 이와 같은 유사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준법감시인도 금융사고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영호 신한은행 준법감시인은 "저희가 판단하는 내부통제의 부실은 여전히 아직도 부족하고 임직원의 윤리법 의식의 취약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며 "내부통제 체계로 마련된 부분들에 대해서 일부 미흡한 점 그리고 작동 과정에서 실질적인 운영이 되지 못했다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내부통제) 교육 내용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운영되고 준수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결과에 대해선 KPI 등 결과의 중요도에 따라서는 내부감사 부서에 이첩을 해 징계조치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시인은 "내부통제 기준 미비사항과 관련해서는 작년 금감원과 금융권 공동작업으로 해서 마련된 내용이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서 올 1분기 제도적 정비를 마쳤다"며 "상반기까지 시스템 정비까지 마친 상태인데 개선된 내부통제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구진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작년에 횡령 사건 때문에 국민들에게 실망도 많이 끼쳐 드렸고 그런 부분에 대한 반성으로 저희는 물론 은행권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특히 장기근무자에 대한 인사관리체계를 굉장히 강화시켰고 위험직무에 대한 직무 분리들을 체계적으로 전산 집행과 함께 분리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감시인은 "내부통제 인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영업현장에 내부통제 전담 직원을 배치해 현장의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점검을 동시에 실시를 하고 있다"며 "이후에 내부통제에 특별히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원 하나은행 준법감시인은 "하나은행에서는 보다 더 철저한 교육을 실시하고 기적발을 할 수 있도록 점검을 더 강화하겠다"며 "엄중한 징계를 통해 앞으로 또 이런 금융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감독 당국에서 제정한 태스크포스에 따라 직무 분리와 명령휴가, 인력을 확충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많이 발생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염려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강화된 제도 및 사고 예방대책안을 마련해 운영 중에 있으나 최근에 윤리의식 미비로 인해 개인적인 일탈이 생긴 것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KB국민은행에서는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30억원에 이르는 부당 이익을 챙겼다.

이상원 감시인은 "향후에는 윤리의식 강화를 하고 금융당국에서 요청하는 시스템에 더 집중해 이런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명종 NH농협은행 준법감시인은 "준법감시인의 역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시적으로 영업점이나 본부 부서의 업무들 중에서 취약한 지점이 있는데 그러한 취약한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수선하고 보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약 지점을 전수조사하고 발굴해서 그 부분에 지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효과적으로 개선을 하고자 노력을 하고 있다"며 "요새 레그테크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것처럼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상시 감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고를 찾아내 예방하고 적발하는 데 주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준법감시인들은 내부자의 시선이 아니라 외부자의 시선으로, 소비자의 시선으로 기강을 바라보고 진단하고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며 "그 점을 잊지 않고 업무를 수행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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