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가자지구 억류 여성 인질 첫 공개…하마스 “상황 허락되면 석방할 것”
영상서 “우리 하루 빨리 꺼내달라” 호소
이스라엘군 “하마스, 살인적 테러 조직”
하마스 측 “다국적 인질들, 우리의 손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6일(현지시간) 납치한 인질들의 목숨을 볼모로 이스라엘에 감옥에 갇혀 있는 팔레스타인 구금자들의 즉각 석방 등을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인사인 칼레드 메샤알은 이날 밤 알아라비야TV를 통해 공개한 녹화영상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인 6000명을 석방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메샤알은 “우리가 잡은 (인질 중에는) 군 고위직도 포함돼 있다”면서 “(이스라엘 외) 다른 국적의 인질도 있는데, 이들은 우리의 손님이며 상황이 허락할 때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을 위해 인질을 협상카드로 이용하려 함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의 음악축제에서 붙잡힌 인질로 추정되는 여성의 모습이 담긴 영상도 공개했다.
1분 분량의 이 영상은 한 여성이 침대에 누워 의료진에게 부상당한 팔을 치료받고 있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후 그는 자신을 이스라엘 중부 쇼함 출신인 21살의 ‘미아 솀’이라고 소개했다.
솀은 영상에서 “나는 지금 가자지구에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가족과 부모님, 형제자매들에게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빨리 우리를 이곳에서 꺼내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여성은 프랑스계 이스라엘인으로, 하마스의 공습 이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족과 친구들이 솀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이 언제, 어떻게 촬영됐는지, 또 해당 여성이 촬영을 강요 당했는지 등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분석에 따르면 이 영상은 최소 6일 전에 촬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영상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는 아기, 여성, 어린이, 노인을 살해하고 납치하는 살인적인 테러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인도적인 조직으로 묘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솀의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솀의 가족들은 “그녀가 매우 상처받고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적어도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심정을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며 솀을 비롯한 인질 200여명을 붙잡았다.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에 인질 199명이 억류돼 있다며, 이들의 신원을 가족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우리는 인질들이 가자지구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공격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 측은 현재 250명의 인질이 붙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2명의 인질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질 22명이 사망했지만 우리는 그들을 공정하게 대접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고자 한다. 상황이 허락하면 그들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예고 없이 민간인들을 공격할 경우 인질들을 처형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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