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만 십 수 명, 어떤 감독이 롯데에 어울릴까[장강훈의 액션피치]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후보만 십수 명이다.”
롯데가 7위로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다. 떠들썩했던 시즌 초반을 떠올리면, 승률 5할에 못미치는 성적(68승76패)으로 마무리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전력이 크게 약했던 것도 아닌데, 내부 갈등이 표면화하고,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직후부터 관심사는 차기 감독에 쏠렸다. SBS스포츠 김태형 해설위원을 비롯해 이동욱 허삼영 등 전직 감독이 사령탑 물망에 올랐다는 소문이 퍼졌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지난 16일은 김태형 해설위원이 사실상 낙점됐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날 오전 구단 고위 관계자는 “정규시즌이 끝난 뒤 빠르게 감독 선임 작업을 할 예정이다. 10월 중에는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후보만 십수 명이라는 소문을 들었다. 정해진 것도, 접촉한 사람도 없는데 소문이 꽤 구체적으로 나더라”고 말했다.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도 짙은데,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경기 외적인 이슈가 회자하니 허탈함이 더 큰 뉘앙스였다.
감독 후보가 십수 명에 달한다는 소문이 흥미롭다. 롯데를 맡길 만한 지도자가 이렇게 많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십수 명의 후보가 과연 롯데를 강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느냐는 면밀히 따져봐야할 문제다. 롯데의 특수성이 감독의 성향이나 능력보다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21세기만 놓고보면 ‘팀 자이언츠’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지휘할 때가 전성기였다. 이른바 ‘노피어’로 무장해 신바람 야구를 했다. 젊은 선수와 베테랑의 조화가 어우러졌고, 더그아웃이나 라커룸 모두 늘 떠들썩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쉬운 모습이었지만, 사직구장 열기만큼은 어떤 구단에도 뒤지지 않았다.
로이스터 시대 이후 양승호, 조원우 감독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조원우 감독이 팀을 떠난 뒤에는 요란하기만 했다. 개막 초반 반짝하고 여름 레이스 때 뒤처진 뒤 가을에 잠깐 힘을 내는 패턴이 이어졌다. “평균기온이 25도 남짓일 때 좋은 성적을 거두니 사직에 돔구장을 건립하면, 롯데가 강팀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웃픈’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긴 시즌을 치르면 경기력이 들쑥날쑥한 게 당연하다. 기세를 올리는 기간을 늘리고, 슬럼프에 빠지는 기간을 줄이는 건 벤치 역량이다. 하강곡선일 때 크게 침체하지 않도록 선수단을 독려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건 사령탑의 철학과 직결된다. 한 방향을 보고 긴 호흡으로 팀을 끌어가야 하는데, 중도에 흔들리면 선수단도 갈팡질팡한다.
로이스터와 양승호, 조원우 감독의 공통점은 외부 요인으로부터 선수단을 보호한 점이다. 롯데는 예전부터 구단의 내정간섭이 꽤 심한 구단으로 손꼽혔다. 1군 엔트리 조정은 기본이고, 당일 라인업이나 투수 운용 등을 조언이라는 미명으로 강요했다. 경기결과에 일희일비하고, 연패에 빠지면 책임전가하기 바빴다. 몇몇 감독은 “그렇게 잘알면 직접 지휘봉을 잡으시라”며 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사령탑이 흔들리면 파장은 고스란히 선수단에 이어진다. 잦은 엔트리 변동이나 문책성 2군행 등 선수들이 자기 야구를 펼칠 기회를 박탈한다. 벤치 눈치를 보거나 ‘될대로 돼라’는 식으로 경기에 나서는 분위기가 생기면, 팀은 사라지고 개인만 남는다. 고착화한 롯데의 문제점인데, 이상하게도 허문회-래리 서튼 체제에서도 이런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이런 팀은 처음”이라고 말하는 코치까지 있을 정도였다.
롯데가 성적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경쟁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프런트나 코치진이 선수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외풍을 막고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도록 내부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사령탑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존중받는 게 팀 충성도로 이어진다”는 선수들의 외침은, 롯데에 어울리는 사령탑상을 대변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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