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돼 부채비율 20배 폭증 효성화학, 무슨 일이

김종성 2023. 10. 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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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효성화학이 잇달아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효성화학이 실적 부진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자기자본을 깎아 먹기 시작하며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자본잠식 우려도 커졌다.

효성화학은 이를 통해 8월 이후 총 1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 재무적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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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새 1500억원 긴급 조달…1000억원 영구채 이어 효성, 500억원 수혈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효성화학이 잇달아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실적 악화로 돈이 마르는 데다 베트남 공장 신설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택한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효성화학 울산공장 전경. [사진=효성화학]

◇ 부채비율 작년 말 1632%→올해 상반기 8937% 폭증…실적 악화·베트남 증설 투자 부담 확대

1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최근 지주사인 효성을 대상으로 500억원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효성화학은 이번 유상증자 목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다.

효성화학은 대규모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말 연간 연결기준 총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도 1분기 453억원, 2분기 103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2632%에서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6개월 만에 8937%까지 6배 폭증했다. 지난 2021년 말 부채비율이 509%였던 것과 비교하면 20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효성화학은 폴리프로필렌(PP)과 테레프탄산(TPA), 필름(PET·나일론·TAC필름), 삼불화질소(NF3) 등이 주력제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폴리프로필렌(PP) 업황 둔화에 따른 판매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그에 더해 지난 2018년 신설된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을 떠안으며 적자 폭을 키웠다.

효성화학이 실적 부진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자기자본을 깎아 먹기 시작하며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져 자본잠식 우려도 커졌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이 자본금보다 적어지는 상황을 말한다.

상반기말 기준 효성화학의 자본금은 159억5063만원이다. 자기자본은 362억9515만원으로 지속되고 있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자본잠식이 현실화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상황이었다.

특히 베트남 법인의 현지 공장 신설에 따른 투자 확대와 지속되는 실적 부진이 효성화학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조5000억원을 투입한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이 설비 트러블과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적자를 못 면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순손실 규모는 2020년 544억원, 2021년 605억원에 이어 지난해 3137억원 등으로 확대됐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1907억원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효성화학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졌다. 당시 효성화학은 유상증자 계획이 없다고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며 현금 창출력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자금 조달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지주사 효성 500억원 출자…"추가 자본확충 검토 안해"

효성화학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영구채를 택했다. 지난 8월(700억원)과 9월(300억원) 두 차례에 걸쳐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한 것.

신종자본증권이란 주식과 채권 성격을 모두 가진 일종의 하이브리드 증권이다. 만기가 없거나 매우 길어 영구채라고도 불린다. 채권처럼 일정 기간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만, 사실상 상환기관을 특정하지 않아 회계상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기업의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등 회사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이에더해 지주사인 효성(지분율 20.17%)이 500억원을 투자하며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효성화학은 이를 통해 8월 이후 총 15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확충, 재무적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의 부담은 줄이면서도 지주사로서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추가적인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 여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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