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홍삼, 약물중독 금단증상과 의존성 개선 효과”
홍삼이 약물중독에 따른 금단증후군과 의존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는 동물실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 의대 분자의과학 오세관 교수팀은 17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삼은 과거 19세기 청나라에 아편중독자가 급증했을 때 중독 치료제로 활용된 바 있는데, 이번 연구로 과학적 효과와 근거를 뒷받침하게 됐다. 특히 대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마약류사범 단속 건수가 모두 1만173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하는 등 국내서도 약물남용의 폐해가 확산되고 있다. 약물남용은 뇌 기능의 생화학적·기능성 장애를 초래하고 사고와 감정조절, 기억력, 수면, 스트레스 대처 등의 차원에서 약물 중단 후 10년 이상이 지나고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약물중독의 신체적 의존성을 측정하기 위해 40마리의 실험쥐를 대조군과 홍삼섭취군으로 나눴다. 대조군은 모르핀만 투여한 그룹(체중 1㎏당 10㎎)이고, 홍삼섭취군은 홍삼추출물(체중 1㎏당 250㎎) 섭취 후 대조군과 같은 양의 모르핀을 투여한 그룹이다. 각 그룹의 실험쥐에게 7일 동안 매일 같은 양을 투여한 뒤 7일째에 모르핀 금단증후군을 유발했다. 모르핀에 대한 신체적 의존성이 형성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실험쥐의 도약행동(점프)를 30분 동안 관찰한 결과, 대조군은 도약행동이 40회 관찰됐지만 홍삼섭취군은 도약행동 횟수가 50% 감소했다.
약물중독으로 유발된 정신적 의존성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에서도 홍삼 섭취 효과가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약물에 중독되면 싫어하는 조건의 장소임에도 더욱 오래 머무르는 의존성을 나타내는 점을 이용한 ‘조건장소선호도시험’에서도 홍삼섭취군의 점수가 대조군 대비 3분의 1 정도로 낮았다. 또 간의 해독작용에 관여하는 글루타치온 수치가 모르핀 중독으로 낮아졌지만 홍삼섭취군에서는 대조군 대비 90% 이상 높은 회복 효과가 나타났다.
오세관 교수는 “홍삼의 주성분인 진세노사이드 Rh2 성분이 모르핀 중독 마우스의 특이행동인 치아떨림을 억제했으며, Rg3 성분이 그루밍, 몸털기 등의 금단증상을 크게 억제시킨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이어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약물중독의 금단증후군을 개선하고 의존성을 억제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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