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일자리·집·아동 수당 드려요"…신안군의 파격 제안
저출생 여파로 우리나라 인구는 지난 2021년에 처음으로 줄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줄어들었는데요.
이 추세라면 50년 뒤쯤에는 3천800만 명까지 쪼그라들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아직 먼 얘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벌써 상황은 심각합니다.
이미 전국 지자체 중 절반 이상인 118곳이,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데요.
말 그대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은 안간힘을 쓰면서 파격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라남도 신안군도 대표적인 소멸 위험 지역입니다.
특히, 저출산과 젊은 인구의 유출로, 학령인구가 줄면서 폐교 위기에 처한 섬 지역 학교들도 많아졌습니다.
1949년 개교한 뒤, 지금은 6학년 학생 3명만 남은 홍도 분교가 대표적입니다.
신안군은 홍도 분교를 살리기 위해 주민들과 수차례 협의한 끝에 파격 대책을 내놨는데요.
홍도 분교에 입학하거나 전학 오는 학생의 부모에게 집과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신안군에 어떻게 지원할 건지 직접 물어봤는데요.
신안군은 군에서 모든 비용을 지원해 섬에 있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관광지인 홍도 특성상 식당 보조 등 일자리도 제공할 예정인데, 매달 320만 원 월급을 약속했습니다.
[신안군청 관계자 : 학교가 살아야만 지역 경제도 살고, 또 지역도 살고 이러거든요. 올해 이제 6학년 3명이 졸업해 버리면 학교가 학생들이 없기 때문에. 홍도 주민들하고 서로 합심해서 지금 이런 대책들을 내놓은 거예요. 한 11월 초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접수하면서 이렇게 진행해 볼 생각입니다.]
이미 신안군은 만 18세 미만은 아동으로 보고, 1인당 연간 40만 원의 햇빛 아동수당도 지급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2배인 80만 원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젊은 사람을 붙잡으려는 이런 파격 대책은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월세 5만 원짜리 신축 빌라, 20평짜리 1만 원 아파트까지 등장한 건데요.
지방에 살 때 가장 필요한 1순위가 저렴한 거주지라고 생각하고 지자체에서 아이디어를 낸 겁니다.
[다른 곳에 살다가 이곳으로 이사 온 친구, 한번 손들어 보세요.]
이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5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었는데, 근처에 있는 월세 5만 원짜리 신축 빌라 때문입니다.
취학 아동을 1명 이상 둔 가족이 괴산군으로 이주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보증금 없이 월세 5만 원짜리 임대 주택을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2차례 입주 희망자를 모집했는데 경쟁률이 높아 자녀를 셋 이상 둔 부부들이 주로 뽑혔습니다.
전남 화순에는 방 2칸에 베란다까지 갖춘 월 1만 원짜리 20평형 아파트가 등장했습니다.
화순군이 20평형 아파트를 직접 빌려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월 1만 원만 받고 입주시키고 가구당 4천800만 원인 임대보증금은 군이 모두 지원합니다.
반응은 뜨거웠는데요, 50세대를 선발하는 1차 모집에서는 경쟁률이 10대 1까지 치솟았습니다.
[화순군 관계자 (지난 5월) : (신청자 중) 군 외가 한 290명 정도 되고요. 서울이나 경기·충청·경남 이쪽에서 신청하신 분도 있습니다. (다른 지자체에서) 자료도 좀 요청을 했고요. 직접 방문한 곳은 한 세 군데 정도 되고요. 전화는 한 10여 군데 정도에서 왔을까, 경상도 쪽 통영이나 충북에서도 오고.]
거주지 제공 말고도 파격 지원은 더 있습니다.
결혼부터 임신, 출산까지 지원을 약속하는 지자체들도 있는데요.
지난해 합계출산율 1.8명으로 전국 1등을 차지한 전남 영광군이 대표적입니다.
영광에 거주하는 만 49세 이하가 결혼하면 500만 원을 주고, 무주택 신혼부부, 다자녀 가족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면 월 15만 원까지 3년간 대출 이자를 대신 내줍니다.
신생아 양육비도 첫째 500만 원, 둘째 1천200만 원, 셋째부터 다섯째까지는 3천만 원을 지원합니다.
강원 화천군은 화천에서 1년 이상 거주한 경우 공공 산후조리원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또, 일정 기간 거주하면 대학교 등록금과 해외 우수 대학 유학비 등을 지원해 줍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여러 지자체들의 각종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을 떠나는 젊은 인구들의 발걸음도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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