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기시다 ‘야스쿠니’ 공물 봉납 되풀이에 깊은 실망”

신형철 2023. 10. 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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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을 두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정부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 일본 측 주요 인사들의 참배와 공물 봉납 동향을 주시해가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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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가운데)이 17일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도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후 퇴장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신사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이날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공물을 봉납했다. 연합뉴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것을 두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 정부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 기간 일본 측 주요 인사들의 참배와 공물 봉납 동향을 주시해가며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그동안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고, 공납을 봉납해 오고 있다. 신도 요시타카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이날,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전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약 90%는 일본의 태평양전쟁(1941년12월~1945년8월)과 연관돼 있다. 이 전쟁에 책임이 있는 에이(A)급 전범 14명은 1978년 합사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

외교부는 지난해와 올해 기시다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납을 봉납한 직후 논평을 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정례브리핑 발언으로 대체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공물 봉납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수위가 평소보다 한 단계 약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외교부는 18일 중 일본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들의 집단 참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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