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독보적 장르는 '새로움'이 필요 없다
분위기 전환 독특한 구성…절도 있는 퍼포먼스
"내 이야기 하는 가수 되고 싶어…무대 위 행복해"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선미팝'이 돌아왔다. 선미가 꼭 맞은 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에게 어울리는 장르를 찾아 붙여진 이름이다. 그룹 '원더걸스'로 17년, 솔로 아티스트가 된 지 10년, 선미는 신보를 발표하며 '선미팝'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직접 곡을 프로듀싱하고 콘셉트를 기획하며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선미는 17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디지털 싱글 '스트레인저(STRANGER)' 쇼케이스에서 "'선미스럽다'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앨범이다. 진지함 속에서 나오는 코믹스러움, 엉뚱하고 4차원 같은 게 '선미스러움'"이라고 했다.
'스트레인저'는 선미 그 자체를 그려낸 앨범이다. 지난 2021년 발매한 싱글 '꼬리(TAIL)' 이후로 약 2년 만에 직접 프로듀싱한 곡으로 컴백하는 것이다. '유 캔트 싯 위드 어스(You can't sit with us)' '열이 올라요'에서는 다른 작가와 작업하며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선미가 다시 프로듀싱을 하기 시작한 건 새로운 모습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는 아니다. 오히려 그는 "'선미가 이런 캐릭터라는 거 알지?’라고 강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곡인 '24시간이 모자라' '가시나' '사이렌' 세 곡을 뛰어넘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도 않다. 내 음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나의 디스코그라피가 있는데 성적이 좋든 안 좋든 모두 나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선미라는 가수의 전시의 느낌이 강하다"고 정의했다.
선미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타이틀곡 '스트레인저'에는 낯선 존재와 사랑이란 감정에 이끌리는 매혹적인 이야기가 담겼다. 선미는 '낯섦'을 다크하면서도 신비롭게 그려냈다. 한 곡에 세 가지 분위기가 전환되는 독특한 진행으로 분위기가 구현됐다. 선미는 "인트로, 버스(verse), 프리 코러스의 BPM이 모두 다 다르다. 처음 들으면 다른 곡 세 개가 연달아 들리는 곡 같을 것"이라며 "K팝 시장 안에서 잘 찾아볼 수 있었던 구성이다. 믹스팝이나 하이퍼팝이라고도 한다"고 했다. 이 곡 또한 도전과 실험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니다. 단지 인트로부터 떠오르는 아이디어대로 구성한 것이다.
퍼포먼스도 분위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는 "약간 기괴하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나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작이 아니라 절도 있게 끊어진다"며 "가을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어 음산하고 무서운 포인트 동작이 많다. 손동작이 박쥐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1인2역을 소화한 뮤직비디오는 흡사 호러 영화 같은 분위기다. 스트레인저(낯선 사람)라는 존재를 특정 대상으로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하게 해석했다. 선미는 "뮤직비디오에서 진짜 선미가 가짜 선미를 고심해서 만든다. 그렇게 새로운 선미를 만들어가는 장면을 담았다"며 "나도 무대 위와 아래의 선미가 너무 다르고 낯설다"고 했다.
선미는 수록곡 '캄 마이셀프(Calm myself)', '덕질(Call my name)' 작사, 작곡에도 참여해 전곡을 '선미팝'으로 채웠다. 그는 대중이 '선미팝'을 선호하는 것에 대해 "자기 이야기를 해서 좋아하는 것 같다. 그 이야기를 궁금해서 노래를 듣고 무대를 봐준다"며 "음악을 만들면서 든 생각이 나는 이야기를 하는 가수,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늘 곡을 쓰면서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선미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스트레인저도 나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미는 1년4개월간의 공백기 동안에도 쉬지 않고 달렸다.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두 번째 월드투어를 하고, 신보 작업에 열중했다. 선미는 "첫 번째 월드투어랑 느낌이 다르더라"며 "더 자신 있고 즐거운 경험을 했다. 역시 무대를 해야 행복하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무대로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오르면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 속에서 춤을 춰보고 싶다"고 이색 공약을 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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