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공 너머 우주로...K방산의 미래를 엿본 'ADEX 2023'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3이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17일 개막됐다. 오는 22일까지 엿새간 열리는 이번 서울 ADEX는 35개국 550개 업체가 2200여개 부스를 마련해 역대 최대 규모다. ADEX는 1996년 '서울에어쇼'로 출발해 2009년 지상 방산 분야까지 통합하고 격년으로 열리는 국내 최대 방산 전시회다.
지난해 173억달러(약 23조40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올린 방산업계는 세계적인 행사로 거듭난 이번 전시회에서 각 사가 자랑하는 최첨단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무인·원격에 기반한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 대한 공략 의지를 보였다. 에어쇼에서 출발한 행사인 만큼 주요 항공 기술이 주를 이뤘지만 미래 우주시장 개척 노력도 역력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우리 기술로 만든 초음속 전투기 KF-21이다. 서울 ADEX 2023에서 일반에 첫선을 보인 KF-21은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 전투기 F-22 및 국내 주요 전투 자산과 함께 시험비행을 펼쳤다. KF-21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부스도 KF-21을 중심에 뒀다. KF-21의 심장인 F414 엔진의 OEM 생산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실물과 함께 향후 엔진 국산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단 의지를 전했다. LIG넥스원은 수백km 떨어진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F-21의 장거리공대지유도탄을 공개했다.
KAI의 경우 KF-21과 국내 최초 다목적 경전투기 FA-50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VR 시뮬레이터를 설치해 관람객으로부터 호평받았다. KAI의 시뮬레이터는 실제 지형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훈련이 가능한 KAI의 시뮬레이터는 비행 훈련의 허들을 낮추고 예비 조종사가 쉽게 연습하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말레이시아·필리핀·폴란드·싱가포르 공군 고위 관계자가 직접 체험하고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단 후문이다.
ADEX의 또 다른 화두는 우주였다. 한화그룹은 ADEX 2023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40㎡의 통합부스를 꾸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 등 주요 계열사의 육·해·공 방산역량을 집결시킨 한화는 부스 전면에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의 추력기를 내보였다. 스페이스 허브존을 별도 조성해 한국 최초의 독자 우주발사체 누리호 추력기와 대기권 밖에서도 통신이 가능한 한화시스템의 위성을 공개했다. 누리호 1단 추진제 탱크 제작을 수행한 KAI도 주요 부품의 모형을 진열했다. 국내 민간 기업으론 처음으로 차세대 중형위성을 개발 중인 KAI는 주요 위성 기술력도 부스 중앙에 배치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SNT모티브·SNT다이내믹스는 K13 기관단총(STC16) 등 국산 소구경 화기와 유럽에 수출을 추진하는 120mm 박격포체계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SNT 부스에서 만난 한 육군 중위는 "기존 총기는 노리쇠 멈치(탄약이 소진됐을 때 노리쇠가 후퇴된 상태로 고정되게 해 약실 조작을 돕는 장치)가 왼쪽에만 있어 오른손잡이 사수에만 편했는데, K13은 양쪽 모두에 있어 왼손잡이 사수도 편리하게 사용할 것 같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권형순 SNT모티브 대표는 "3~4개 국가가 K13에 관심 보인다"고 귀띔하며 기술력을 자신했다.
이날 오전 전시장을 찾아 주요 기업의 부스를 둘러본 윤석열 대통령도 큰 관심을 보이며 우리 기업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윤 대통령이 기술적인 부분부터 방산업 전반에 비치는 영향까지 굉장히 세세하게 질문하고 둘러봤다"며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이 국정철학과 일맥상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에 나선 주요 방산기업 관계자들은 ADEX 2023을 통해 국내외 파트너들과 기술제휴·사업협력을 모색해 미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장을 찾은 해외 군·방산·미디어 관계자는 ADEX가 미국·중동·유럽 등에서 열리는 글로벌 방산 행사와 비교했을 때 손색없을 정도로 성장했다고 치켜세웠다. 다만 외국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유럽디펜스리뷰(European Defence Review)의 조지프 로크지(Joseph Roukoz) 편집장은 "첫날 열린 주요 세미나·포럼이 통역이나 영어로 된 안내문조차 없이 한국어로만 진행됐고, 진출입로가 매우 외진 곳에 있었음에도 행사장 주변 외국인을 위한 안내 표식이나 안내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들어오기까지 상당히 헤맸다"면서 "이런 점만 보완된다면 세계적 행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경기)=김도현 기자 ok_kd@mt.co.kr 성남(경기)=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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