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색채 뿜어내는 한국화…韓채색화가 이화자 개인전 '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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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채색화는 기법이 까다롭거든요. 칠하면 종이가 물감을 빨아들이면서 색깔이 없어져요. 색이 쌓이고 스며들게 하려면 예순 번씩 덧칠해야 해요."
원로 한국 채색화가 이화자(80) 작가는 17일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 소포라에서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개인전 '창연'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화 채색법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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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채색화는 기법이 까다롭거든요. 칠하면 종이가 물감을 빨아들이면서 색깔이 없어져요. 색이 쌓이고 스며들게 하려면 예순 번씩 덧칠해야 해요."
원로 한국 채색화가 이화자(80) 작가는 17일 서울 중구 정동 스페이스 소포라에서 개관을 기념해 열리는 개인전 '창연' 개막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한국화 채색법의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박생광(1904∼1985), 천경자(1924∼2015) 화백에게 사사해 한국 채색화의 명맥을 이어온 작가다.
풍어제, 서낭당, 목어 등 전통적인 소재부터 표현 기법, 색채까지 작품의 모든 요소에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은은하게 배어 나온다.
나무에 색색의 천을 달아 안녕을 비는 서낭당을 담아낸 작품 여러 점은 언뜻보면 색동 조각보를 닮았다.
이 작가는 다홍과 초록, 흰색 등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색깔 세 가지를 중심에 놨다며 "화려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색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청둥오리와 목련을 함께 배치한 화조도 '4월'에는 우리나라 건국 설화에 등장하고, 우리에게 친숙한 풀인 쑥을 그려 넣기도 했다.
대상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도 돋보인다.
새를 잘 그리기 위해 일부러 새 한 쌍을 사서 6개월간 집에서 기르며 크로키 작업을 하고, 박제한 새를 들여다보며 촘촘한 깃털의 모양까지 묘사했다고 한다.
어두운 밤 강물에 서서히 잠기는 비단 치마가 담긴 그림 '영남루의 전설'도 직접 비단으로 치마를 지어서 강에 던지고는 사진으로 여러 장 찍어가며 완성한 작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화의 전형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시도도 이어왔다.
털 한 올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낸 화조도부터 추상과 반(半)추상을 오가는 회화, 천이나 종이를 붙인 콜라주 작품까지 모아 전시했다.
이 작가는 "추상, 반추상, 사실 묘사 이렇게 현대화된 옷을 입혔지, 그 안의 내용은 한국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 미술이 주목받고 있지만, 정작 한국화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아직도 한국화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다"며 "그림 안에 한국성, 우리만의 고유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정동에 새로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스페이스 소포라의 개관전이기도 하다.
조세진 스페이스 소포라 대표는 "과거 왕궁터에 자리를 잡았다"며 "상업적이기보다는 문화적인 시너지를 내는 건물이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8일부터 12월 9일까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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