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웨딩산업 골드러시 오나 했더니…대법원 "동성 결혼 안돼"

김희정 기자 2023. 10. 1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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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거대 인구의 인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될지 세계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국 대법원이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앞서 14억 거대 인구를 거느린 인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 웨딩 산업이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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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에서 한 성소수자 커뮤니티 멤버가 17일 인도 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 판결을 기다리며 동성애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14억 거대 인구의 인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될지 세계의 관심이 모아졌으나 결국 대법원이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17일 동성 결혼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5명의 판사로 구성된 대법원 재판부는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변론을 들은 후 5월 11일 판결을 유보했으나, 이날 최종 판결을 통해 이같이 선고했다.

이날 인구가 14억에 달하는 만큼 인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 법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 전 세계 인구가 산술적으로 단숨에 2배로 늘게 돼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 전환자, 퀴어 커뮤니티(LGBTQ) 등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한 획기적 사건이 될 수 있었다. 아시아에선 현재 대만과 네팔만 동성 결합을 허용하고 있다.

인도는 앞서 2018년 동성 간 성 관계를 합법화했다. 그 전까지 인도에선 식민지 시대 이후 동성 간 관계를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해왔다. 인도 정부는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될 경우 가족법을 재정의해야 해 보수적인 인도 사회에 파란이 일 것을 우려하며 반대해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동성 결혼 합법화 움직임을 "도시 엘리트주의적 견해"라고 부르며 사법이 아닌 입법부가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인도의 LGBTQ 커뮤니티는 2018년 판결 이후에도 성 소수자들이 여전히 차별받고 있고, 동성 결혼에 대한 법적 뒷받침이 없는 것은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지난 6월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성인의 53%는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데 동의하고 있다. 올해 초 인도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 소송을 심리하기 시작하자 중매쟁이들에게 성소수자 자녀의 배우자를 찾는 인도 부모들의 문의가 급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앞서 14억 거대 인구를 거느린 인도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면 웨딩 산업이 전성기를 맞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도는 축적한 자산의 5분의 1을 결혼식에 쓸 정도로 며칠에 걸쳐 성대한 혼인식을 치르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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