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등 스팸신고 1억건 돌파, 탐지율은 0.3%로 오히려 하락”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가 올해 상반기에 1억건이 넘었지만, 정부 당국의 탐지 건수는 오히려 줄어든 31만건에 그쳤다. 신고 건수에 비해 사전에 탐지하는 비율이 0.3%에도 미치지 못해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팸은 휴대전화나 이메일 같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용자가 원치 않음에도 전달되는 광고성 정보다.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수단이 돼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디지털 약자들에게는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스팸신고 건수는 2022년 3797만건에서 올해 1억518만건으로 3배 늘었다. 반면 스팸 탐지 건수는 같은 기간 79만건에서 31만건으로 도리어 줄었다.
최근 3년간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는 2021년 4395만건에서 2022년 3797만건으로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올해 상반기에 1억518만건으로 폭증했다. 스팸 내용을 보면 도박이 42.8%로 가장 많았다. 그 외 금융 관련 광고(21.7%)와 불법대출(17.7%)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KISA가 휴대전화 스팸을 탐지한 건수는 2021년 95만건에서 2022년 79만건, 올해 상반기 31만 건으로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기준 휴대전화 스팸 신고 건수 대비 스팸을 탐지한 비율이 0.29%에 수준에 그친 것이다.
김 의원은 “스팸에서 도박과 불법대출 등의 내용이 전년보다 500% 넘게 늘어 서민금융 등을 사칭한 불법 스팸으로 고령자 등의 디지털 약자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관계기관들이 정교한 방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KISA의 트랩시스템에 허점이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랩시스템은 개통 이력이 없는 휴대전화 번호로 수신되는 문자 및 음성을 자동으로 저장 및 분석해 불법스팸을 잡아내는 체계다.
KISA는 스팸문자를 곧바로 전송해 신고하는 ‘간편신고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ISA 관계자는 “트랩시스템은 신고되지 않는 새로운 스팸 유형을 모니터링하는 차원으로 운영돼 일반적인 사전탐지(차단) 시스템과 다르다”며 “현재 유행하는 스팸에 실효성 있게 대응하기 위해 신고 서비스를 개선하고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력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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