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1위' 위니아, '최초 노트북' 日도시바…무너지는 전통기업들

조민정 2023. 10.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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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니아전자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일본의 도시바가 상장폐지를 알리면서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전통기업들이 몰락하고 있다.

계열사인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딤채'로 이름을 알렸으며,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개발하며 일본의 일류 기업 대열에 오른 회사다.

위니아는 '딤채'를 내세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김치냉장고 1위 자리를 유지한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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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쏙]
위니아 전자계열사들, 줄줄이 기업회생 신청
'임금체불' 등으로 노사 갈등의 골도 깊어져
삼성전자에 기술 전수하던 '도시바'는 상장폐지
전문가들 "경영진 부패·뒤처진 트렌드 등 원인"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최근 위니아전자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일본의 도시바가 상장폐지를 알리면서 한때 시장을 장악했던 전통기업들이 몰락하고 있다. 계열사인 위니아는 김치냉장고 ‘딤채’로 이름을 알렸으며,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을 개발하며 일본의 일류 기업 대열에 오른 회사다. 그러나 직원 임금체불 문제에 직면하는가 하면 회계 부정 등 경영 전략과 신사업에 실패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위니아전자노동조합이 ‘박영우 회장 국정감사 출석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금속노조)
17일 업계에 따르면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은 이날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지병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와 체불임금 지급 노력 등으로 출석하지 못한다고 알렸다. 이에 위니아전자노동조합은 이날 국회 앞에서 “체불임금을 해결하고 경영정상화 대책을 제시하라”는 규탄 기자회견을 여는 한편, 전날엔 광주 광산구청에 노사정 간담회를 개최하자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노조가 500억원대 임금 체불 해결과 신속한 회생절차 개시를 호소하면서 위니아그룹의 향배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는 상황이다.

위니아는 ‘딤채’를 내세워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김치냉장고 1위 자리를 유지한 기업이었다. 일반 냉장고에 김치를 넣으면 빨리 익어버리는 김치 상태를 최상위 상태로 유지하고자 하는 주부들의 고민을 획기적으로 파고들어 브랜드 파워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위니아는 지난해까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김치냉장고 시장 1위를 유지했다.

오는 12월 상장폐지를 예고한 일본의 도시바 또한 노트북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기업이다. 도시바는 일본 최초로 냉장고, 세탁기, 컬러TV 등을 내놨고 세계 최초로 노트북과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개발한 초일류기업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1992년 낸드플래시 기술을 삼성전자에 전수하기도 했지만, 74년의 상장기업 역사를 마무리 짓게 됐다.

일본 도시바(사진=로이터)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이 한순간에 무너진 이유는 ‘경영 실패’ 탓이다. 위니아전자는 고급화 전략이 우세한 가전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기 시작하다 ‘대우’ 브랜드를 뗀 이후엔 더욱 내리막길을 걸었다. 해외 시장에서 고전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공장을 셧다운하고 영업이 마비되면서 회사는 근로자의 퇴직금과 임금까지 체불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밀린 도시바는 실제보다 2248억엔(약 2조원)을 높여 기재하는 회계 부정, 미국 원전 자회사의 손실 등으로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지시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조직문화와 더불어 파산을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메모리 사업까지 매각하며 성장동력을 잃어버렸다. BBC에 따르면 비즈니스 자문업체 유로테크놀로지 재팬의 게르하르트 파솔 CEO는 인터뷰에서 “도시바의 재앙은 최고위층의 부적절한 기업 지배구조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두 기업은 현재 직면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위니아전자는 최근 멕시코공장 매각 등을 통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도시바의 주식 78.65%를 매입한 일본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즈’(JIP)는 상장 폐지 이후 기업 가치를 올려 재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에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하루빨리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조민정 (jj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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