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상전 양상은?…NYT "위험회피 네타냐후, 15년간 제한적 공격만"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악의 도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숨어있는 모든 곳, 그들이 활동하는 모든 곳을 폐허로 만들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후 전쟁을 선포하며 예비군 36만명을 소집, 전면전을 예고하며 이같이 선포했다. 하지만 지난 15년 간 총리로서 그가 보여줬던 행동은 전시 지도자와의 사뭇 달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 내각을 구성하고 역사상 가장 대규모의 군을 가자지구 밖에 배치했지만, 어떤면에서 그는 지상전 초읽기에 들어선 이스라엘을 이끌 지도자로서는 어울리지 않는(unlikely)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총리 재임 기간 동안 제한적 공습이나 특수 작전을 선호했고, 대규모 군사 작전 경험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전면전을 기피하는 공격적 성향의 지도자'란 모순된 평가를 받는다고 NYT는 표현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 간 이어졌던 이란의 핵 위협과 주요 인물에 대한 암살 경고에도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주저해왔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네타냐후가 공습을 감행하지 않은 것을 환영하면서도 이런 결정은 평화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그의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칼럼니스트이자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전기(傳記)를 쓴 안셀 페퍼는 "이스라엘의 주요 전쟁 가운데 그가 지휘한 전쟁은 하나도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군을 동원하고 파병하는 것을 주저해왔는데, 이는 그의 성격과 경험에 부합하기도 한다"고 했다.
페퍼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전까지 역대 이스라엘 총리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집권 하에서 사망한 이스라엘인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메나헴 베긴(1977~1983년 재임)부터 에후드 올메르트(2006∼2009년 재임)까지 네타냐후 총리의 전임자들은 훨씬 큰 군사적 위험을 감수했다고 지적했다.
2006년 신임 총리였던 올메르트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을 공습해 병사들을 납치하고 살해하자 레바논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명령했다. 유엔의 중재 끝에 전쟁은 34일만에 중단됐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을 받던 헤즈볼라를 끝내 축출하는데는 실패했다. 결국 올메르트의 지지율은 추락했고 사임 요구가 빗발쳤다. 베긴 총리의 경우 1981년 이라크가 가동을 시작하려던 핵 원자로를 파괴하는 공습을 승인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내다 현재 프린스턴에서 교수로 활동 중인 다니엘 커처는 "하마스와 분쟁이 있을 때마다 지상군 투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네타냐후는 이를 원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감수하기 싫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군사작전을 지휘한 경험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그는 2014년 7월 하마스를 상대로 했던 이스라엘의 '프로텍티브 엣지 작전(Protective Edge)'을 승인했다. 당시 50일 간 225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져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 당시, 지상군 투입 작전은 19일 간 이어졌다.
네타냐후 총리가 50일 선에서 군사작전을 멈춘 이유는 그의 위험 회피 성향 탓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또한 대다수의 이스라엘인들처럼 네타냐후 총리 역시 젊은 시절 이스라엘 방위군에 입대해 특수부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네타냐후 총리는 대규모 군사 작전보다 전술적 공격을 선호하게 됐고, 가자지구에 대한 주기적인 포격을 통해 이스라엘이 정치적 해법을 찾지 않고도 갈등을 억제해왔단 분석이다.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는 아브라함 협정과 현재 사우디와 진행 중인 회담을 통해 이스라엘의 아랍 이웃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데 그간 힘을 쏟아왔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하마스 공격 이후 네타냐후 총리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한때 위험한 도전처럼 보였던 지상전은 건국 이래 이스라엘 국민에게 가해진 최악의 공격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군 장성들과 신뢰를 쌓은 적이 거의 없고, 또 이들을 잠재적으로 라이벌로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일 내에 전시 내각으로부터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내각엔 2020년 그를 총리 자리에서 끌어내릴 뻔했던 베니 간츠 등 세 명의 전직 장군이 포함돼 있다.
커처 교수는 "지금 이스라엔은 국가 비상사태이고, 통합 정부가 있다"면서 "어떤 의미에서 그는 전쟁 내각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미국중동 프로젝트의 대표인 다니엘 레비는 "네타냐후는 극심한 양극화 인물이기 때문에 통합적인 전시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전쟁이 끝날 경우 그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했다.
하마스가 공격을 저지하지 못한 정보 실패에 대한 조사가 언젠가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닥칠 운명인 만큼, 그가 정치적 생명을 이어가고싶으면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방법밖엔 남지 않았다고 레비는 덧붙였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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