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아닌 이탈’ 가속화…인구 유출 막을 대책은 있나
2010년 이후 순유입에서 전환
청년층 중심으로 이탈 가속화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온 다른 지역에서 제주로의 인구 유입이 올 들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특히 청년층의 탈제주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인구 유출을 막을 제주도의 대책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현황을 보면 제주로의 순이동(전입-전출) 인구는 올 들어 8월까지 1026명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주로 이주한 인구보다 제주를 빠져나가는 인구가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주는 2010년부터 전입 인구가 전출 인구보다 많은 순유입 상태로 전환돼 13년간 유지돼왔다. 특히 ‘제주 이주’가 유행처럼 이어지면서 2016년에는 순유입 인구가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0년 3378명, 2022년 3148명 등으로 순유입 규모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인구 유입은 꾸준히 이뤄졌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인구 유출이 더 많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같은 ‘제주 이탈’의 중심에는 청년층(19~39세)이 있다.
앞서 지난 6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청년인구 순유출 요인 및 시사점’ 자료를 보면 연평균 청년 인구의 순유입 규모는 2013~2017년 4077명에서 2018~2022년 765명으로 81.2% 감소했다. 다른 연령층은 이 기간 55.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다른 연령층은 제주로의 전입이 더 많은 순유입을 유지했으나 유독 청년층은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은 순유출(-142명)을 보였다. 올 1분기 역시 청년층 653명이 순유출됐다. 이로 인해 전체 인구 중 청년인구 비중도 2018년 26.6%에서 2022년 24.2%로 줄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제주 이탈 배경에는 일자리 부족과 열악한 근로환경, 높은 생활물가와 주거비용, 문화·교육·교통 등에서의 생활 인프라 부족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점을 분석해 제주에서의 취업 유도와 문화 인프라 개선, 높은 생활물가와 주거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등 인구 유입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제주지역 청년층의 유출 완화와 다른 지역 청년층의 유입 촉진이라는 두가지 측면으로 나눠 세부적으로 정책을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청년층의 이탈을 방지하고,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제주로 전입한 청년에게 청년정책 자료와 정착에 필요한 ‘이주청년웰컴키트’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0년 이후 제주로 전입한 청년 신청자 중 1200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제공할 계획이다. 키트에는 칫솔과 샴푸바, 유기농 드립백 등 제주지역 특색을 살리거나 친환경 상품을 파는 사회적 기업의 제품 6종이 지급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주청년 웰컴키트는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기획단 7인이 제안한 물품으로 구성됐다”면서 “지원 물품은 신청 시 작성한 주소로 11월 13일부터 순차적으로 택배로 배송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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