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아기 잠 못자는데…CCTV 숨긴 원장, 불기소 뜨자 카톡 "마음 편해요"

김송이 기자 2023. 10. 1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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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경기 안산에서 두 돌 된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힘으로 제압당해 어깨에 피멍이 든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CCTV를 고의로 뜯어내 은폐한 어린이집 원장이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저희 아이는 학대 이후에 잠자는 걸 무서워하고 상처 부위를 보여주는 것도 싫어한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은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너무 속상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다음 달(11월)에 첫 재판 날짜가 잡혔다. 앞으로 있을 재판을 위해 탄원서도 준비하려고 한다. 이 사건이 널리 알려져서 우리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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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안산의 한 어린이집에서 두 돌 된 여자아이가 담임교사에게 몸으로 압박당해 피멍이 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보배드림'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지난 1월 경기 안산에서 두 돌 된 여자아이가 어린이집 교사에게 힘으로 제압당해 어깨에 피멍이 든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CCTV를 고의로 뜯어내 은폐한 어린이집 원장이 최근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피해 아동의 어머니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학대를 당했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지난 1월 그의 딸은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교사 B씨에게 30분가량 압박당해 목, 어깨, 팔 등에 피멍이 든 채 하원했다.

A씨가 B씨에게 영문을 묻자 B씨는 "평소엔 안 그러던 아이가 자기 전에 얼굴에 힘을 주며 울었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귀랑 어깨 쪽 실핏줄이 터져 멍이 들어있었다. 그래서 멍크림을 발라줬는데 저렇게 멍이 번지고 커졌다"고 해명했다.

기가 막힌 A씨는 당장 CCTV를 확인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가 어린이집에 갔을 때 CCTV는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원장은 "CCTV가 고장 나 지난주에 업체에 맡겼다"고 주장했다.

A씨는 원장의 말을 듣자마자 경찰에 신고했고, B씨는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제가 그만둘 테니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냐"고 애원했다.

이후 A씨는 경찰로부터 '원장이 모니터와 하드를 다 뜯어 CCTV를 숨겨뒀던 걸 압수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고, 경찰서에 방문해 사건 당일의 CCTV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당시 25개월 된 A씨의 아이가 누운 채로 B씨에게 압박당하며 움직이도 못한 채 30분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울다가 지쳐 잠드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또 같은 공간에 있던 다른 교사 두 명은 이를 못 본 척하고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추가로 3개월 분량의 CCTV를 살폈고, A씨의 아이가 총 12건의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받은 것을 확인했다.

사건은 6월 초 검찰로 송치됐고, A씨는 최근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A씨는 그 결과를 전하며 "불기소된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A씨는 "학대를 방임한 두 교사와 CCTV를 고의로 뜯어내 숨긴 어린이집 원장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원통해했다.

이어 "1월에 사건이 일어난 후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며 견뎠는데 불기소된 부분을 전달받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원장은 불기소된 이후 카톡명을 'I feel at ease(마음이 편하다)'로 변경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A씨는 "저희 아이는 학대 이후에 잠자는 걸 무서워하고 상처 부위를 보여주는 것도 싫어한다. 그런데 어린이집 원장은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너무 속상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다음 달(11월)에 첫 재판 날짜가 잡혔다. 앞으로 있을 재판을 위해 탄원서도 준비하려고 한다. 이 사건이 널리 알려져서 우리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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