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갈등·조합 내분에 ‘또 내년으로’… 연간 계획 물량 40%만 분양

조은임 기자 2023. 10. 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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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을 재개발한 '라체르보 푸르지오써밋(958가구)'은 연내로 잡혀 있던 일반분양 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이달 분양 성수기를 맞아 전국 4만7000가구, 서울 1만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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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전국서 11.3만가구 분양… 전년比 34% 감소
강남권 계획 단지 9곳 중 5곳 내년 분양
“내년 금리인하·공급절벽 감안해 분양시기 조절”

서울 성동구 행당7구역을 재개발한 ‘라체르보 푸르지오써밋(958가구)’은 연내로 잡혀 있던 일반분양 시기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여름부터 분양시기를 재 왔지만 여전히 일반분양이 계획되지 않고 있다. 조합원의 동호수 추첨도 이미 지난 3월 마쳤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싸고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조합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올해 4분기 분양이 예정됐던 강남 대어(大漁)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1261가구)’이 지난 8월 돌연 분양을 무기한 연기했다. 조합원 동호수 추첨 후 일부가 내력벽을 철거하는 설계변경을 요구하면서 시공사인 롯데건설과 갈등이 깊어졌다. 조합장은 자진 사퇴했다. 새 조합장을 지난 13일 선출했지만, 일반분양 등 후속 일정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 압구정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뉴스

1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9월까지 전국 민영아파트(민간분양·민간임대)의 누적 분양물량은 11만310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조사한 올해 총 계획물량(25만8003가구)의 44%에 불과하다. 지난해 같은 기간(17만2000가구)에 비해서는 34% 감소한 수준이다.

연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강남의 주요 분양단지들이 연이어 내년으로 분양 일정을 연기하면서 사실상 예견됐던 상황이다. 당초 올해 강남권에서 분양될 아파트는 총 9곳이었지만 5곳이 분양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확정했다. 청담르엘과 더불어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641가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방배6구역·1097가구)’와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배삼익·141가구)’, ‘신반포메이플자이(신반포4지구·5818가구)’ 등이다.

이달 분양 성수기를 맞아 전국 4만7000가구, 서울 1만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경기 광명 ‘트리우스 광명(3344가구)’ 등이 이달 분양하는 대표 단지다. 시장에서는 최근 분양가가 오르고 있어 이를 산정하는 시기를 늦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루는 단지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공사비 증액 관련 조합원과의 갈등, 조합 내분, 후분양 비중 증가 등이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인 분양이 예상되는 우수한 입지의 단지들은 내년 금리인하와 공급절벽 시기 등을 감안해 분양 시기를 유연하게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수도권 분양 훈풍이 지방사업장으로 온전히 번질 지 여부가 내년 분양 시장의 분위기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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