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북 출마’ 의견 전달한 임미애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그 이유는?[스팟+터뷰]

탁지영 기자 2023. 10. 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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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해 볼 만한 인물을 짧지만 깊이 있고 신속하게 인터뷰하는 코너입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서성일 선임기자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이재명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경북 지역에 출마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을 전달한 사연이 17일 알려졌다. 경북은 대표적인 민주당의 험지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대표의 현재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대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당 중진 의원들에게 건의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임 위원장에게 전화로 이 대표의 경북 지역 출마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임 위원장은 경북에서 오래 활동해온 정치인이다. 의성군의원, 경북도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북지사 후보로 출마해 22.04%를 얻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대표가 경북 지역에 출마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경북에서 23.8%를 얻었고 (윤석열 대통령과) 0.73%포인트, 약 24만표 차이로 졌다. 24만표를 지지율로 환산해보니 적어도 경북에서 30%를 받아야 한다. 2027년 대선을 치르기 전 내년 총선과 2026년도 지방선거가 있다. 결국 내년 총선이 경북에서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또 대표가 갖고 있는 비호감이 있으니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험지 출마를 독려하고 민주당의 쇄신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서울 종로구 대신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이 대표도 감동을 주는 정치인이 되길 바라는 바람이 있었다.”

-중진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이런 의견들이 있어서 중진 의원들에게 전달했더니 동의하지 않았다. 위험하고 재기발랄한 아이디어 차원이지 실제 정치판에선 대표를 가볍게 다루는 방식이라고 했다. 중진 의원들이 옳지 않다고 해서 대표에게 직접 제안하지는 않았다. 현실화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비호감 때문이라면 차라리 대표직을 내려놓거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 대표에 대한 비호감은 검찰과 윤석열 정부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미지가 많다. 본인이 리더십이든, 결백함이든 직접 증명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직 사퇴로) 피한다고 해서 비호감이 갑자기 호감으로 바뀐다거나 다음 대선이 쉬워질 거라고 보지 않는다. 총선 불출마는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스스로 선택할 문제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비례)을 경북 안동·예천에 전략공천해달라고 요청했나.

“이 대표한테 말씀드렸다. 민주당은 경북에서 준비된 후보 내지는 중량감 있는 후보를 한 번도 내본 적 없다. 경북 북부권 선거를 끌고 나갈 수 있는 대장주가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경북 예천이 고향인 김 의원의 경북 출마를 요청했다. 다만 현재 김 의원이 경기 남양주에서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 지역 민심은 어떤가.

“많은 지역위원장들이 ‘옛날하고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다. 지역위원장들이 ‘마치 (민심이) 2018년 바닥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한다. 선거구 3곳에서는 한 번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분위기가 좋다 하더라도 준비된 후보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사과 하나가 아니라 수박 한 덩이 구르는 효과를 낼 수 있는 후보를 최대한 영입하려고 한다.”

-국회에서 선거제 개편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선거구 획정 기한도 넘겼다. 험지 출마자일수록 불리하지 않나.

“국회가 자기 역할을 방기했다는 측면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선거제 개편의 원칙은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개편돼야 한다. 둘째, 득표율만큼 비례성이 최대한 보장받도록 해야 한다. 셋째, 후보 이중등록제를 통한 석패율제가 도입돼야 한다. 경북처럼 험지에 도전한 사람이 선거에 떨어지면 비례대표로라도 진출해서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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