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프랑 강세... 이·팔 전쟁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중동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과 이스라엘의 보복 대응으로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진 가운데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스위스프랑(CHF)의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현지 매체 스위스인포와 유럽중앙은행(ECB),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스위스프랑-유로 환율은 이날 1.05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위스프랑-유로 환율이 1.05까지 치솟은 건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작년 9월 환율은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때로, 1년여 만에 다시 고점을 회복한 모양새다.

스위스 프랑과 미국 달러 화 등 화폐 일러스트. /연합뉴스

스위스프랑은 달러화와 비교해도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05 정도에 머문 반면 스위스프랑-달러 환율은 1.11에 형성됐었다.

스위스프랑의 강세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유로화 대비 스위스프랑의 가치가 최고치를 기록할 당시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전 세계가 고물가와 에너지난에 시달릴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했을 때였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높은 스위스는 에너지 대란의 타격을 덜 받으며 인플레이션도 상대적으로 잠잠한 편이어서 스위스프랑이 안전 자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스위스프랑과 유로화의 고정환율제(페그제)가 폐지된 2015년 이후 1스위스프랑의 값은 줄곧 1유로를 밑돌았지만, 작년 6월 말 사상 처음으로 1유로보다 비싸졌고, 3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었다.

이번 스위스프랑 강세 현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중동 정세가 악화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주변국으로 무력 분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중립 외교 노선을 지키는 스위스의 화폐를 안전하게 평가하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중동 지역의 분쟁 국면 속에 두드러진 스위스프랑의 강세 현상은 단기적일 수 있지만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돌입 가능성과 이에 대한 주변 아랍국가들의 대응 등에 따라 당분간 지속할 수도 있어 아직 예측하기 섣부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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