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오면 집·월 320만원 일자리 드립니다…홍도분교 폐교 위기에 신안군 지원 나서
전남 목포에서 107㎞ 떨어진 신안군 흑산면 홍도는 쾌속선으로도 2시간40여분이 걸린다.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170호)인 외딴 섬 홍도에는 500여명 주민이 산다.
홍도의 유일한 학교는 1949년 개교한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장이다. 원래 홍도초등학교였지만 학생이 줄면서 1990년 분교가 됐다. 하지만 74년 역사의 홍도분교는 폐교 위기다. 올해 6학년인 학생 3명이 졸업하면 섬에는 학생이 한 명도 남지 않는다.
섬 유일한 학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 신안군과 홍도 주민들은 전학을 오는 학생과 가족에게 집과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신안군은 “홍도분교로 전학을 오는 학생과 가족에게 집과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17일 밝혔다.
홍도분교의 폐교를 막기 위해서는 내년 신입생이 입학하거나 다른 학년 학생들이 전학을 와야 한다. 신입생이나 재학생이 없는 학교의 경우 3년 동안 휴교한 뒤 그래도 학생이 없으면 폐교 절차를 밟는다.
현재 홍도에는 홍도분교에 입학할 어린이가 한 명도 없다. 신안군과 주민들은 홍도분교에 다닐 수 있는 초등학교 아이를 둔 가족이 이사를 오면 섬에 비어있는 집을 리모델링해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부모에게는 직업도 제공한다. 군과 섬 주민들은 최소 월 320만원을 지급하는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합의했다고 한다. 주민 대부분이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홍도에는 음식점 등에 일자리가 있다.
홍도분교로 전학을 오면 신안군이 만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햇빛아동수당’도 받는다. 신안군은 섬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올해 연간 40만원이었던 아동수당은 내년에는 80만원으로 인상된다.
폐교를 막기 위해 군과 주민들이 나선 것은 학교가 없어질 경우 어린 자녀가 있는 청년 인구가 섬을 떠나거나 새로 전입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섬으로만 이뤄진 신안에는 1970년에는 120개 학교가 있었지만 현재는 37개만 남았다. 특히 홍도처럼 작은 부속 섬에 남은 학교는 3개에 불과하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살 수 있다. 홍도 지역주민과 함께 작은 학교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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