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2차 재판 지각…재판부 “10분 먼저 와달라”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의 두 번째 재판은 당초 예정됐던 오전 10시 30분보다 16분 더 늦게 시작됐다. 이 대표가 재판 시작 시각보다 7분 늦은 오전 10시 37분 법원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이 대표는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고 법원 출입구로 향했다. 취재진이 “최근 백현동 개발 비리와 위증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됐는데 입장이 있느냐” “재판 출석이 잦아질텐데 당무에 지장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법원 1층 로비에서 한 지지자가 “이재명 힘내세요!”라고 외쳤고, 이 대표는 왼손을 들어 짧은 인사로 답했다.
당초 이날 재판 예상 소요 시간을 8시간 30분 넘게 잡아뒀던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재판을 열며 지각한 이 대표에게 주의를 줬다. 김동현 부장판사는 이 대표에게 “10여분 정도 먼저 와서 재판 준비를 해달라”고 했고, 이 대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대장동 재판이 본격화되면서 이 대표는 앞으로 서울중앙지법에 주 2회 이상 출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중앙지법 형사34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고, 최근 ‘백현동 개발 특혜’ 및 ‘위증 교사’ 사건으로 추가 기소됐다. 법원은 백현동, 위증 교사 사건을 모두 형사33부에 배당해, 재판부에서는 대장동 재판과의 병합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당장 이번 주에만 대장동 재판으로 17일과 20일 두 차례 출석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종일 재판을 받는 날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법원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왔다.
검찰은 이날 법정 한 쪽의 스크린에 준비해온 프레젠테이션을 띄우고 ‘대장동 개발 특혜’ 에 대한 공소사실을 발표했다. 호승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는 재판부의 양해를 받고 증인석에 나와 검찰이 조사한 이 대표의 구체적인 범행 내용과 동기를 밝혔다. 이 대표는 공범으로 기소된 측근 정진상(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검찰의 모두 진술을 들었다.
이 대표는 재판이 시작한 후 10여분간 눈을 감고 입을 꾹 다문 채 꼿꼿이 앉은 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재판 시작 20분이 지나자 몸이 뻐근한 듯 고개를 치켜들었다가 푹 숙이며 조금씩 뒤척였다. 준비해온 생수도 꺼내 마셨다. 호 부부장검사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추진된 대장동 ‘서판교 터널 개설’ 사업을 언급하자, 이 대표는 한 차례 하품을 한 뒤 눈을 뜨고 호 부부장검사 쪽을 잠시 쳐다보기도 했다.
반면 정진상씨는 검찰의 모두 진술을 들으면서 무엇인가를 메모하고, 곁에 앉은 김칠준 변호사와 두세 차례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정씨는 메모 중 이마를 긁적이면서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씨가 변호인과 함께 검찰의 프레젠테이션 화면이 떠 있는 피고인석 모니터를 응시할 때에도, 이 대표는 옆자리에 신경쓰지 않고 눈을 계속 감고 있었다.
검찰의 모두 진술이 1시간 넘게 이어지자 이 대표는 5분에 한 번씩 몸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추진한 1공단 공원화 사업 부지 사진이 검찰 프레젠테이션에 등장하자, 이 대표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푹 숙였다. 호 부부장검사가 “(이 대표는) 민간업자들이 원치 않는 것은 사업에 넣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을 때 이 대표는 10여초간 검사 쪽을 쳐다봤다. 눈 감은 채 검찰의 이야기만 듣던 이 대표는 대장동 이익을 민간업자에게 부당하게 나눠줬다는 부분에서 무엇인가를 직접 메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오전 재판 휴정 전 “대장동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데 검찰의 일방적 주장만 대대적으로 보도될 거 같다”며 반박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오후에 발언 기회를 주겠다며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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