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협력, 대가 치르게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박은경 기자 2023. 10. 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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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 특별대표가 16일(현지시간)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17일에는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동을 갖는다. 사진 외교부

북·러 간 무기거래 정황이 포착되고 러시아 외무 장관의 방북이 예고된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북·러 군사 협력을 강력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관저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000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군수품을 제공했다”며 “러시아가 이러한 무기와 군수품의 대가로 북한에 무엇을 제공하고 있는지 깊이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북·러 간 군사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인 위반”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극심한 대내외적 위기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러시아에 손을 내밀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성공 가능성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북한의 핵 야망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북한이 깨닫게 할 뿐”이라고 했다.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반대 방향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며 북한이 국제사회가 정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의에 앞서 김 본부장은 나마즈 국장 취임 이후 첫 한·일 북핵수석대표 대면 협의도 가졌다. 양측은 최근 북·러 간 군사협력 강화 등 한반도 정세를 공유하고 양국 간 관련 정보 공유와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한·미 북핵수석대표가 만나 “한반도와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동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3국 수석대표 회동은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뒤 3개월여만이다.

특히 이번 3국 수석대표 회동은 전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18~19일 평양을 방문한다는 발표가 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이후 군사협력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밀착하는 북·러에 대해 강한 견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앞서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한·미·일 북핵수석대표회의는 3국 간의 공동 관심사인 북한의 핵 위협, 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지역 정세 등에 대해서, 특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주요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아주 유용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협의에서는 북·러 무기거래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전반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제재 카드’ 등 구체적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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