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의대 증원' 비판했던 의사 유튜버 "정치적 의견 후회"

이창환 기자 2023. 10. 1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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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 입장문 게재
"과거 영상은 정치적인 의견이었다" 고백
"또 압박 받는다면 어찌할지 혼란스러워"
지난 15일 또 다른 의사 채널도 의견 개진
"대통령이 누구든지 증원 추진 반대" 주장
[서울=뉴시스]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는 지난 2020년 8월13일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에 대한 닥프의 생각 | 설명글도 읽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닥터프렌즈 채널 캡처) 2023.10.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을 두고 의료계에서 반발이 나오는 가운데, 이전 정부에서 유사한 정책을 추진했을 때 반대 입장을 표했던 '의사 유튜버'를 향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수십, 수백만명에 달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일부 유튜버들은 '이번에도 반대하나' '선택적 분노인가' '소신 발언 부탁한다' 등 누리꾼들의 반응에 별도의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17일 유튜브에 따르면 '닥터프렌즈(구독자 113만여명)' 채널은 이날 오전 커뮤니티를 통해 "(3년 전) 저희의 영상은 개인의 생각이 아닌 더없이 정치적인 의견이었던 것"이라며 "후회가 된다. 다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그토록 강한 압박을 받게 된다면 과연 어찌하는 게 옳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혼란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당시) 정책에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의 의견을 표명하라는 댓글이 어마어마하게 달렸다"며 "모두 현장에 있는 당사자이기에 의견 표명은 할 수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영상에는 무수히 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다. 심지어 살해 협박도 달렸다"고 운을 뗐다.

해당 채널은 오진승·우창윤·이낙준 전문의가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해당 글은 이 전문의 명의로 올라왔다.

이 전문의는 "사실 혼란스러운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도, 현 정부의 정책 목표를 거론하며 "의사 수를 늘린다고 해도, 필수 의료에 한해 현재 수가로는 환자 수가 적어 병원 운영이 어려워 보이는 지방으로 향하는 사람이 얼마나 늘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지금 현재 지방 거점 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병원들을 지원하면서, 정해진 지방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근무해야 하는 정원 외 인원을 늘린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단 말을 들었다. 생각이 조금 바뀌는 계기였다"며 "뭐가 됐건 적어도 현재 수준의 의료 시스템은 유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유지하거나 개선하는데 무턱대고 하는 의사 수 증원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근데 제 생각이라는 것도 어쩌면 저도 모르게 밥그릇 싸움 혹은 동료의식의 영향을 받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 전문의도 해당 글에 "저희의 바람은 어쩌면 여러분 모두와 같다,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계속해서 건강하게 유지됐으면 하는 것"이라며 "저희도 환자가 되고, 제 아이들도 언젠가 나이 들고 아플 날이 올 테니 말이다"라는 댓글을 보탰다.

앞서 이들 채널은 2020년 8월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에 대한 닥프의 생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당시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추진을 염려하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들 영상에는 '의사가 부족한 게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필수과의 전문의가 배출되기 전까지 필수과를 하려고 하는 의사의 수는 더 없어져서 문제가 될 거다' '의대 증원보다는 공공의료원을 짓고 수가 개선·지원하는 게 오히려 돈도 적게 든다' 등의 발언이 담겼다.

최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전 정부에서 같은 정책을 추진했을 때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의사 유튜버들을 향해 '입장 표명을 하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진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앞서 산부인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우리동네산부인과, 우리동산(구독자 약 27만4000명)' 채널도 지난 15일 커뮤니티를 통해 "대통령이 누구든 상관없이 의대생 증원은 반대한다니까 뭘 선택적 분노라고 난리냐"며 "문재인 대통령이건 윤석렬 대통령이건 의대 정원 증원 추진하는 것 반대한다. 그런다고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안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지금 의대 정원 늘려봐야 제 밥그릇에는 1(하나)도 영향 안 준다"며 "메이저과 수련 환경 바꾸고 그 과들이 나와서도 진료 잘할 수 있게, 그리고 응급의료 전달체계 잘 만들고 이미 만들어져 있는 전문의들 잘 이용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한편 정부는 조만간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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