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농기계 구매 보조금도 5년새 2배로 증가

김성진 기자 2023. 10. 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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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의 농기계 구매 보조금 중 일본산 구매에 쓰이는 예산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산 농기계 구매에 쓰인 더 큰 보조금은 지난해 900억원으로 더 많기는 하지만 아직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서 모든 농기계 품목을 판매하지는 않기 때문이고 품목을 이앙기·콤바인으로 좁히면 광주광역시는 2020년 콤바인 구매 보조금을 지원해 9000만원 예산 중 8980만원(99.8%)을 일본산 구매에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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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규범상 지원에 차별 금지...공무원도 "이 기회에 日제품 사세요"
日 기업 국내 매출↑..."테슬라처럼, 정부 보조금이 일 기업 키워"

지방자치단체의 농기계 구매 보조금 중 일본산 구매에 쓰이는 예산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1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일본산 농기계 구매에 지급한 구매 보조금은 2018년 34억원에서 지난해 76억원으로 5년 새 2배 수준으로 늘었다.

국산 농기계 구매에 쓰인 더 큰 보조금은 지난해 900억원으로 더 많기는 하지만 아직 일본 기업들이 국내에서 모든 농기계 품목을 판매하지는 않기 때문이고 품목을 이앙기·콤바인으로 좁히면 광주광역시는 2020년 콤바인 구매 보조금을 지원해 9000만원 예산 중 8980만원(99.8%)을 일본산 구매에 지급했다. 강원도 양양군도 2020년과 지난해 콤바인 구매 보조금 예산 2억원 중 9000만원(45%)이 일본산 구매에 쓰였다. 전북 임실군은 2018년부터 이앙기, 콤바인 구매 보조금 예산 14억원 중 6억원(46%)를 충북 제천은 3억원 중 8000만원(24.2%)를 일본산 구매에 지원했다.

일본산 구매에 쓰인 지자체 보조금은 농림부의 농기계 융자 구입 지원과 더불어 국내 농기계 기업과 일본 기업의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 중 하나다. 일본의 구보다, 얀마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매출을 각각 2416억원, 2317억원 거뒀는데 국내 기업들의 대일(對日) 수출 규모는 그보다 작다.

WTO(세계무역협회) 규범상 수입산에 보조금이나 융자 지원 등에 차별을 둬선 안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융자 지원의 한도를 조절하는 등 장치를 만들고 있다"면서도 "지원 자체를 차별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자체 공무원이 "이 기회에 일본산 농기계를 장만해보시라" 역으로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졌다.

과거 전기차 업계도 구매 보조금이 국산, 수입산 구분 없이 지급돼 국내 업계보다 미국 테슬라를 크게 도왔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학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일본 기업은 자국 시장도 크고, 대만 등 시장이 넓어 제품 개발 부담이 적은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국내 업계는 큰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국내 업계가 무너지면 일본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할 유인이 커지는데, 정부가 국내 업계를 지원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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