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사위' 김재열 ISU 회장, 이건희 회장 이어 한국인 역대 12번째 IOC 위원 선출…18년 만의 '3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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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국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3명 시대가 18년 만에 다시 열렸다.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에 새로운 봄을 맞았다. 삼성가가 다시 한번 르네상스를 열었다.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겸 삼성경제연구소 사장(55)이 17일(한국시각) IOC 위원으로 선출됐다. 그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141차 총회의 신규 위원 선출 투표에서 유효표 73표 중 찬성 72표, 반대 1표를 받아 압도적인 지지로 문을 통과했다.

역대 12번째 한국인 IOC 위원이 세상에 나왔다. 김 회장은 기존의 IOC 위원인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선수위원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함께 국제 스포츠계를 누빈다. 이건희 김운용 박용성 회장이 동시에 IOC 위원으로 활동했던 2002∼2005년 이후 18년 만의 쾌거다.

IOC 위원은 '체육 대통령'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 국빈급 대우를 받는다. 권한도 막강하다. 동·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고 올림픽 정식종목을 채택하는 등 국제 스포츠계의 굵직한 의사결정에 한 표를 행사한다.

IOC 위원 최대 정원은 115명이다. 개인 자격(최대 70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선수 위원(최대 각 15명)으로 구성된다. 최근까지 99명이 활동해오다 이날 총회를 통해 8명이 추가되면서 107명이 됐다. 국가별로도 4명의 IOC 위원을 보유한 프랑스에 이어 대한민국은 그 다음에 자리했다. 이탈리아, 독일, 스웨덴, 일본, 중국(이상 3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은 국제 스포츠계의 '큰 손'이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에서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뒤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인 TOP 계약을 체결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는 무선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 왔다. 삼성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끝으로 후원 계약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2028년까지 기간을 더 연장했다.

김 회장이 IOC 위원으로 입성하면서 삼성은 또 다른 날개를 달게 됐다. 그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으로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의 아들이다.

13년의 헌신이 열매가 돼 돌아왔다. 김 회장은 2010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을 맡아 스포츠 세계에 뛰어들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선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는 '보이지 않는 실세'로 국제 체육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 2011년에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 당선됐고,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선 한국 선수단장으로 올림픽 현장을 발로 뛰었다.

지난해 6월은 특별한 전환점이었다. 그는 130년 ISU 역사상 비유럽인 처음으로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회장 1차 선거에서 유효표 119표 가운데 77표(64.7%)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4표를 받은 퍼트리샤 피터 미국 피겨스케이팅협회장을 따돌렸다. 스피드스케이팅, 피겨, 쇼트트랙을 아우르는 ISU 회장이 발판이 됐다.

김 회장은 국제유도연맹 회장 출신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IF 대표 자격 IOC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IOC 최고 의사 결정체인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김 회장을 비롯한 남성 4명과 여성 4명을 합쳐 8명을 신임 위원 후보로 추천했고, 이날 투표로 추인됐다. IF 대표로 활동해야 IOC 위원이 유지된다. 김 회장은 2026년 열리는 차기 ISU 회장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ISU 회장은 최장 3연임(12년)이 가능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