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버거코인 가격 폭락 방치한 업비트, 수수료로 450억 벌었다"
닥사의 '수이 유통량 체크' '상장·상폐 동시 권한'도 지적돼
(서울=뉴스1) 김지현 한유주 문혜원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이른바 '버거코인(해외에서 발행돼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을 대규모로 상장한 뒤 가격 하락을 방치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오후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를 통해 "지난해 테라 루나 사태 이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국내에서 만든 이른바 '김치코인' 대신 해외의 '버거코인'을 경쟁적으로 들여와 상장시킨 후 가격 하락을 방치하는 바람에 국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히 업계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경우 12종의 버거코인을 무더기로 상장한 후 거래 수수료 수입으로만 448억원을 챙겼다"면서 "거래소들이 이렇듯 자신의 잇속을 챙기는 가운데 주무 부처인 금감원은 자율 규제가 우선이라며 투자자 피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올해 업비트에 상장된 코인 중 '김치코인'은 단 한 개도 없으며 버거코인만 9종에 달했다. 2022년 2월 이후 상장한 12개 버거코인 거래로부터 얻은 업비트의 수수료 수입만 4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해당 버거코인들은 상장 이후 모두 가격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민 의원은 이 중에 지난 5월4일 업비트 상장 이후 67%가 떨어진 수이 코인의 경우에는 유통량 문제가 있는데 이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 거래소 5곳이 만든 디지털자산 협의체(닥사·DAXA)가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닥사 자문위원인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의 자료를 인용, 수이 재단이 일종의 코인 예금이라 불리는 스테이킹을 통해 편법적인 방법으로 코인을 편취해 시장에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수이 재단이) 자신이 발행한 코인을 예치해 막대한 보상 코인을 챙겨, 그 코인을 몰래 시장에 매각했다"면서도 "정작 닥사 소속 거래소들은 수이 재단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업비트는 물론 닥사 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동안에 수이 코인의 가격 하락으로 지난 9월에만 국내 투자자들이 수백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사이에 업비트는 지난달에만 39억원에 달하는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민 의원은 "수이 코인은 전세계 중 업비트에서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업비트가) 수수료 수익에 투자자 보호를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 같은 민 의원의 질의에 "그게 맞다면 지적한 부분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가로 민 의원은 닥사가 가상자산의 상장 및 상폐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민 의원은 "닥사가 자율 규제를 할 능력이 크게 미흡하고,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눈치를 보고 있다"며 "금감원이 자율 규제의 미명 아래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은 증권시장에서 증권을 발행, 등록해 거래되는 것이 비해서 코인은 거래소가 상장, 상폐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거래소가 어떤 기준으로 상장과 상폐를 결정하는지 그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후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 또한 금융 감독기관에서 코인 상장을 분리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장은 "1차 입법 이후에도 아직 발행 규제와 관련해 내용이 충분히 담겨있지 않다"며 "닥사 측에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요청 및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닥사에서 자발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협조가 없으면 지금은 강제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며 "혹여 지금 버거코인과 관련된 문제점이 있다면 적어도 내년 7월부터는 저희가 뭔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 말, 내년 초부터 그 부분을 잘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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