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골프·테니스 열풍에 '파스' 매출 날았다

작년 파스 시장 1558억원, 2년 새 14.3% 증가… 제약사들 MZ세대 공략 마케팅 펼쳐

'파스'로 불리는 관절염 치료 패치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 골프, 테니스 등 운동 열풍이 불면서 소비계층이 노인층에서 젊은층으로까지 확대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점유율 1위 브랜드인 한독의 '케토톱'의 경우 지난해 연 매출 500억원 돌파에 이어 올해에는 600억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1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국내 관절염 치료 패치제 시장 규모는 2020년 1363억원에서 2021년 1451억원, 지난해 1558억원으로 증가했다. 2년 새 14.3% 커진 것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723억원이었는데 통상 패치제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많이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운동을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과거 만성 통증을 해소하기 위한 노년층이 주로 사용했던 파스를 이제는 젊은층에서도 근육통 완화를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트렌드를 고려하면 한동안 파스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케토톱의 매출만 봐도 7년 새 2배 이상 늘었다. 2015년 203억6800만원이었던 케토톱의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나며 지난해 543억1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272억4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65억300만원 대비 2.8% 증가했는데, 한독은 올해 케토톱 매출 목표를 600억원으로 잡은 상태다.

한독 관계자는 "1994년 출시된 케토톱은 2014년 한독이 태평양제약 제약사업부문을 인수한 뒤 제품을 개선하고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제품을 선보이면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약사와 환자의 의견을 반영해 계속 제품군을 확대하고 흡수력을 강화하는 등 품질 개선에 힘쓸 것"이라며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키르기르스탄 등 4개국에 수출 중인데 현재 11개국에서 허가를 받은 상태로 수출 기회도 확대하면서 케토톱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파스 시장이 확대되고 젊은층으로 타깃층이 넓어지면서 제약회사들은 저마다 이에 맞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트라스트패치'를 판매하는 SK케미칼은 올해 야외활동과 운동을 즐기는 소비자를 겨냥해 손가락 관절, 손목 같은 국소부위에 붙이기 적합한 제품인 '트라스트 핑거 플라스타 그린', '트라스트 펠빈 플라스타 오렌지' 2종을 출시했다. GC녹십자는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을 광고모델로 발탁하고 파스 브랜드 '제놀' 제품 겉면에 김동현 사진을 담은 새 패키지 제품을 내놨다. 제일헬스사이언스는 MZ세대 공략을 위해 '펭귄파스'로 알려진 파스 브랜드 '제일파프'의 판매처를 편의점으로 확대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